feat. 멈추어버린 시간 매거진을 읽고 갑자기 써진 글.
지금은 새벽 5시, 4시 좀 넘게 일어나서 브런치 위클리에 올라있는 '멈추어버린 시간'을 단숨에 읽었다.
시한부 삶을 앞둔 남편과 그 옆을 지키고 있는 아내의 이야기였다.
많이 사랑한 만큼 헤어짐의 슬픔도 더 커 보였다. 삶의 가장 힘든 순간에 더욱 사랑하고 아끼는 가족의 모습을 보니 눈꼬리에 살짝 눈물이 맺혔다. 그들의 마음을 다 알긴 어렵지만 토닥여주고 싶고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생과 사, 그것을 벗어날 수 없음에 인간의 한계를 깨닫고 다시 한번 삶에 대해 겸허해진다.
우리는 언젠가 모두 죽을 것을 알지만, 영원이 있는 것처럼 산다.
'죽음'을 떠올리는 일은 어릴 적엔 무조건 피하고 싶었다.
삶이 기고만장 해지려는 찰나, '죽음'을 떠올리면 못할 것도 없고, 불평할 필요도 없고, 그저 지금이 얼마나 행복이고 감사인지 새삼 깨닫는다.
치열했던 10년의 결혼생활, 그것도 건강이 있으니 가능한 은혜였다.
아무리 고단해도 은혜 가운데 살아가는 것만은 분명하다.
삶에 대해 겸손하지 못했던 내 모습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지는 글이었다.
살면서 중요하다고 하는 대부분의 일들이 가장 중요한 것 생명 앞에서는 작아지는 것을,
그저 매 순간 눈뜨고 살아있음에 '감사' 밖에는 옳은 길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매일 운동을 하고 건강한 식단을 챙긴다.
아침 몸무게와 저녁 몸무게를 재서 기록하고 식단, 운동, 화장실 등 매일 생활 습관을 체크한다.
일주일에 2번씩 PT도 받고, 아직 서툴지만 개인 운동할 때에도 가급적 무거운 중량으로 웨이트를 하려고 한다.
과자, 밀가루, 단 것, 복합 탄수화물을 거의 최소로 줄이고, 채소나 과일, 계란 등 자연에서 원물 위주로 먹으려고 애쓴다.
유튜브에서도 저명한 앤드류후버만 박사님의 건강이론에 매우 관심 있어하는 편이다.
가끔 스스로가 건강 강박증에 걸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다이어트가 목적이었지만 몸에 기분 좋은 상태가 체감되니 이렇게 해야 비로소 내가 원하는 '건강'을 지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이제 남편이 없기에, 어린아이 둘을 부모님이나 그 누구의 도움 없이 오롯이 혼자 키우고 있기에, 나는 나 스스로가 튼튼하고 견고한 디딜 언덕이 되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그 무엇보다 나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내 인생에 대한 온전한 책임을 지는 것
그것에는 '나의 몸'이 매우 중요한 한 축인 것을 깨닫고는 "1일 1 운동과 건강한 식단" 일상이 되었다.
첫째는 만 7살 남자아이인데, 정말 이쁘게 생겼다. 커다랗고 동그란 눈망울만큼이나 마음도 동글동글 여리다. 학교 등하원 배웅을 할 때마다 뽀뽀를 하고 꼭 안아줘야 한다. 안 보일 때까지 손을 계속 흔든다. 참 애틋하다. 한 번은 밤에 잠자리에 누웠는데, 이런 이야기를 했다.
첫째 : 내가 어른이 되면 엄마는 할머니가 되는 거야? 할머니가 된 다음에는 어떻게 돼?
엄마(나) : 그럼 죽겠지?
첫째 : 엄마 죽으면 안 돼, 나 커서도 오래오래 살아야 돼.
첫째 아이의 그렁그렁 눈물이 맺히는 절절한 목소리에 마음이 먹먹했다.
이 아이에게 엄마의 존재는 자신의 생존과 연결되어 있으니까.
생물학적 관점에서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아이가 부모를 필연적으로 사랑함'이 더 자연스럽다고 던가.
엄마(나) : 걱정하지 마, 엄마 꿈이 뭔지 알아? 근육 부자할머니, 그게 엄마 꿈이야.
첫째는 이내 조금 안심한 듯 품 안에서 쌔근쌔근 잠이 들었다.
세상에 나의 심장을 2개 더 분양하여 나는 세 개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
이 생에서의 시간이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세 개의 심장들에 대한 충실한 책임감은 내 몫이다.
그리고 나를 항상 보우하시는 하나님의 따뜻한 보살핌을 잔잔히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하나님, 오늘도 눈 뜨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멈추어 버린 시간'
다가오는 일들이 무겁고 가장 슬픔이 큰 시기에 그 마음을 간결하게 담담히 글로 풀어낸 다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브런치 매거진들마다 올라와 있는 '응원하기' 후원을 보고 그저 부러워했던 나의 낮은 격을 확인하는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모두 행복과 은혜 가득한 오늘 되세요.♡
#5 th The End.
By 전투토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