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엔 맥주라면서요
덥고 목마를 때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잔의 맛
나는 사실 그 맛(?)을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는다.
내 손으로 맥주를 사는 일은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니 얼마나 술을 멀리하고 사는지 알 수 있다.
한때 술을 잘 마시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회식자리에 가면 빠지지 않는 술을 한잔만 마셔도 빨개지는 내 얼굴과 (안 그래도 까무잡잡한 얼굴이 빨개지면서 더 이상한 색으로 변한다.) 그로 인한 두통이 술과 나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레 술자리 모임은 피하게 됐다.
내가 근무하던 한 회사 사장님은 회식자리를 항상 점심으로 하셨다.
회식을 하며 술을 마시면 다음날 직원 중 한 명은 일을 그만두거나, 서로 맘 상하는 사건들이 한 번씩은 꼭 생기는 걸 보고 회식은 무조건 점심! 그리고 술은 마시지 않는걸 원칙으로 세웠다고 하셨다.
나는 그런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고, 술과 잘 맞지 않는 나와도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이전에 다닌 회사 사장님은 술을 너무 좋아해서 술을 권하는 그 분위기가 부담스러웠었다.) 회사를 퇴직할 때까지 사장님은 물론 다른 직원들과도 서로 좋은 관계를 가졌다. 지나서 드는 생각인데, 술자리 모임이 없어서 회사 직원들이나, 사장님이나 서로가 좋은 관계를 가지면서 일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술과 잘 맞지 않는 나도 태국에서는 맥주 한 캔 정도는 마시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다.
무더운 태양 아래 땀을 흠뻑 흘리고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냉장고에서 꺼내 마시는 시원한 맥주의 맛! 을 아주 조금은 알게 되면서부터다.
태국의 대표적인 맥주인 창과 싱하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 태국의 대표 맥주라 칭하기도 한다. 각각 맛이 조금씩 다르다는데, 아직 그 맛을 알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