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샵
치앙마이에서는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맛집과 멋집을 즐겼다면, 방콕에서는 그야말로 생활 모드였다.
매일매일 맛집을 알아보고 찾아다니는 것도 한 달 이상이 지나니 조금씩 지치기 시작한다. 또 얼마나 들어갔을지 모를 조미료와 설탕, 그리고 위생상태 등을 생각하니 더더욱 숙소에서 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기에, 유기농 샵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맛집을 아예 포기한 건 아니었고 횟수를 줄였다. )
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유기농 샵을 찾을 수 있었는데, 일반 마트에서 판매하는 것들과 조금씩 섞여 있는 것들도 있었지만, 최소 한번 이상의 인증과정을 거쳤다기에 믿고 구매를 해본다.
( 건강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쓰는 현지인들도 유기농 샵을 주로 이용한다. )
마침 방콕에서 구한 숙소에는 프라이팬과 그릇 등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곳이어서 여러모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숙소에서 쌀을 씻고 밥을 지으며, 저녁 준비를 하니 마치 내가 방콕에서 살고 있는 현지인이 된 것 같은 재밌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음식을 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식기류가 필요한 건 아니다. 냄비 하나, 프라이팬 하나, 작은 도마와 칼 이면 충분하다. 이곳은 신선한 야채와 과일이 넘쳐나기에 시장에 나가면 저렴한 가격으로 질 좋은 야채와 과일을 살 수 있다.
방콕에는 다양한 나라와 출신의 사람들이 섞여 살고 있는 곳이라 그런지, 음식 재료를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날 그날의 입맛에 따라 파스타를 만들어 먹거나, 일본식 카레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태국식 샐러드 얌운센 등을 만들어 먹는다.
이렇게라면 여기서 살아 볼 수도 있겠다는 묘한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