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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프 Jan 27. 2022

취준생은 슬퍼할 시간이 없어요 EP1

"당근마켓 중고거래 PM 인턴에 지원하느라"편

12.26.21 당근 마켓 중고거래 PM인턴에 지원하다.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빌리자면>


자격증 시험이 한 달도 안 남아 어디에도 지원하고 싶지 않았고, 그냥 공부만 할까 하다가 기회는 놓치면 사라지기에 그냥 큰맘 먹고 해 버렸다. 이력서와 포폴 모두 자유형식이라기에 그냥 만들었다(?). 만들다 보니 예쁘게 잘 만들고 싶어진 게으른 완벽주의자 성향이 어디 가겠냐만은, 그래서 그런지 참 힘들었다.


그럼에도 이때까지 새로운 이력서 만들어야지 만들어야지 마음만 먹다 진짜


"해보자고~ 오히려 좋아"


모먼트가 이렇게 발휘될 줄이야. 생각보다 결과물이 마음에 들어서 크리스마스이브, 당일, 그리고 그다음 날까지의 시간들이 아깝진 않았다. 물론 내용 자체는 너무너무 손 볼게 많지만, 그래도 완성이 어디야!

포트폴리오 미리 보기



01.05.22 결과 지연 안내 메일이 도착하다.

결과 지연 안내 이메일

보통 10일 내외로 답장을 준다던 당근마켓에서는 깜깜무소식이었고, 이번에도 결과도 못 받고 지나가려나 싶던 찰나에 당근마켓에서 메일이 왔다. 기다리던 결과 메일은 아니었고, 검토가 지연되고 있다는 연락이었다. 다행이려나 싶었지만 한 편으로는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 정도의 사람이 지원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 무한 경쟁 속에서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 중 하나라는 사실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자소설 닷컴을 들어가 보니 몇몇은 이미 탈락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물론 다른 분야 지원자이셨을 수도 있지만, 그냥 행복 회로를 돌려 내 레쥬메와 포트폴리오가 그나마 경쟁력이 있어서 고민하는 지원자 중 1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기다림은 또 계속되었다.


01.10.22 길고 긴 기다림 끝에 인턴 지원 결과를 받다.


약 2주의 시간이 걸렸다. 결과 지연 이메일을 받고 5일이 더 지나서야 최종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결과는 예상했지만 서류 탈락. 사실 떠오르는 IT 기업에 노 베이스로 전혀 준비하지 않고 무작정 서류를 넣었으니 될 리가 만무하다. 그래도, 이번에도 도전에 의의를 두었다. 이렇게라도 뭐든 지원하고 떨어져 봐야 더 센 자극을 느낄 수 있으니까.

결과 안내. 서류 탈락

사실 정말 즉흥적으로 서류를 작업했던 터라 사실 좋은 결과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기회가 주어지면 시도라도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임했고, 한동안 동기부여조차 없던 내 무료한 삶에 정말 손에 꼽게 열심히 무언가에 열중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시도였다.


얼렁뚱땅 만들었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지금 보니 정말 볼품없지만, 그래도 이를 기반으로 더욱 발전시켜서 더욱 완벽한 서류로 만들어야겠다는 하나의 계획도 세웠다. 또한, 포트폴리오를 제작하면서 다른 분들의 포폴도 많이 찾아보고 비교하며, 내가 어떤 점이 부족한지 알게 되었다. 역시 어떠한 것이던 해볼까 말까 라는 고민이 들면 웬만하면 해보자라고 다시 느꼈다. 무조건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예상치 못했던 깨달음을 하나라도 마주할 것이니! 2021년도 마지막 지원이자 2022년도 첫 발표, 그리고 탈락이었던 만큼 꼭 기록하고 싶었다.


열심히 쉬었던 작년 동안 나에 대해서 정말 많이 깨달았다. 쉬는 만큼 나를 되돌아보고, 정신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남들과 비교하면 어린 나이지만, 나 자신에게는 정말 최선을 다해 몇 년간 쉼 없이 달려왔다. 지칠 대로 지쳤던 내가 스스로 쉴 타이밍을 알고 쉬어갈 수 있어서 기특했다. 쉬는 기간 동안 나는 그 누구보다 내가 나를 잘 돌보았다고 자부한다. 그렇다면 소중한 시간이지 않았을까? 앞으로 그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지금처럼 잘 이겨낼 힘을 길렀다고 생각하자.


취준생은 슬퍼할 시간이 없어요!


다음 편에 계속



01.11.22 해 질 녘 광안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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