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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스한 골방 Jan 01. 2024

독립과 의존, 둘 다 필요해요

건강한 거리두기란 무엇인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억하시나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협으로 인해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만 했었어요. 서로의 신체적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불가피했던 일이었지만, 이때 많은 사람들이 피로감을 호소했었지요. 오죽하면 당시 코로나 블루(corona blue;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생기는 우울감)라는 신조어가 생겼을까요. 당시 사람들이 그토록 힘들어했던 이유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 간의 안전거리가 잘 지켜지지 못했던 것이 크지 않았나 싶어요.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멀리 있어야 안전하게 느껴요. 반대로 다른 사람들과 가까이 있어야 안전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요. 이렇듯 우리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만의 안전거리가 있고, 이 안전거리가 잘 유지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스스로의 개인적 거리두기 방식을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해요다들 개인적 거리두기라는 처음 들어보실 것 같아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단어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개인적으로 종종 사용하는 단어거든요. 개인적 거리두기는 각자 고유한 방식으로 자율적으로 해오는 것입니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모든 사람들에게 통일된 기준으로 강제적으로 따르는 것이죠. 결국 개인적 거리두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고유성, 자율성에 있어 큰 차이가 있어요.


  대인관계에서 느끼는 안전거리가 사람들마다 다르기 때문에, 개인적 거리두기 방식도 사람 따라 달라요. 의존적인 사람은 평소에 개인적 거리두기를 잘하지 않는 것이 마음이 편해요. 거리두기를 하면 사람들과의 거리가 본인의 안전거리보다 멀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반대로 독립적인 사람은 개인적 거리두기를 통해 본인의 안전거리를 지켜내야 자신의 마음이 편안해요. 그러면 어떤 개인적 거리두기가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정신과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진단기준인 DSM-5에서는 대인관계 자체의 장애는 다루지 않고 있어요. 대신 대인관계를 성격의 한 요소로 설명하고 있고, 성격의 장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진단기준을 제시하고 있어요.


<DSM-5에서 제시하는 성격 장애의 진단기준 중에서>

1. 개인이 속해있는 문화에서 기대되는 모습으로부터 현저하게 편향되어 있다.
2. 사회 상황의 전 범위에서 유연하지 못한, 경직된 모습을 전반적으로 나타낸다.
3.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뚜렷한 문제가 있다.

 

  위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어요. 편향되고, 경직된 성격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뚜렷한 문제가 생긴다면 성격에 문제가 있는 건지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요. 아까 전에 대인관계가 성격의 한 요소라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성격과 동일한 기준을 통해 우리의 대인관계를 돌아볼 수 있어요. 지나치게 독립적이지도 않고, 지나치게 의존적이지 않을 수 있도록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건강한 삶을 위해 필요해요.


  이제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살펴볼까요? 사회적 거리두기는 의존보다는 독립으로 치우친, 경직된 대인관계를 우리에게 요구했어요. 결국 우리는 건강하지 못한 대인관계를 겪어야만 했어요. 중요한 경조사조차도 서로 모이지 못해서 슬픔과 기쁨을 나누지 못했어요. 이처럼 독립이 필요할 때는 독립하고, 의존이 필요할 때도 독립을 하도록 했죠. 코로나 바이러스가 위험하기 때문에, 우리의 신체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구성원 중 한 명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더 많은 고통을 겪어야만 했으니까요.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마음건강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어요. 다시는 이런 전염병이 유행하지 않았으면 하지만, 혹시나 다시 한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되는 순간이 온다면 우리 모두 신체건강 외에도 마음건강도 함께 살펴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여담일 수도 있었겠지만 코로나 대유행 때처럼 우리가 너무 힘들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들 힘들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건강하게 지내려고 했던 사람들이 기억에 남아있어요. 바로 줌(zoom)과 같은 비대면 프로그램을 통해 송년회를 보내는 사람들이었어요.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웃프기도 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바뀐 상황에 맞춰서 유연하게 대인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 같아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었죠. 이처럼 상황에 따른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대인관계가 우리의 삶에 참 중요해요.


  결국 의존적인 사람이냐, 독립적인 사람이냐에 따라서 누가 더 성숙한 사람인지 알 수 없어요. 오히려 의존적인 사람인지 독립적인 사람인지 모를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 성숙한 사람인 경우도 많아요. 의존과 독립 사이에서 고민이 많으신 분들이 많은 실 텐데, 이번 글이 도움이 되실 수 있기를 바라요.


당신의 개인적 거리두기는 건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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