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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코뿔소 Apr 11. 2019

아흔 아홉 개의 풍선

수평선으로 날아간 풍선과 전쟁

https://www.youtube.com/watch?v=La4Dcd1aUcE

"99 Luftballons"

"아흔 아홉 개의 풍선" 


[Strophe 1]

Hast du etwas Zeit für mich?

Dann singe ich ein Lied für dich

Von 99 Luftballons

Auf ihrem Weg zum Horizont

Denkst du vielleicht grad an mich?

Dann singe ich ein Lied für dich

Von 99 Luftballons

Und, dass sowas von sowas kommt


잠깐 시간 좀 있어?

그러면 노래 하나를 불러 줄 테니

지평선을 향해 날아가는 아흔 아홉개의 풍선 노래를

당신도 지금 내 생각을 하고 있어?

그러면 아흔 아홉 개의 풍선에 대한

노래 하나를 불러 줄게

이런 일은 그런 일에서 오는 법이지


[Strophe 2]

99 Luftballons

Auf ihrem Weg zum Horizont

Hielt man für Ufos aus dem All

Darum schickte ein General

'Ne Fliegerstaffel hinterher

Alarm zu geben, wenn's so wär

Dabei war'n dort am Horizont

Nur 99 Luftballons


아흔 아홉 개의 풍선이

지평선을 향해 날아가네

사람들은 외계에서 온 UFO인줄 알았어

그래서 장군은 비행 중대를 보냈지

UFO가 맞다면 경고하기 위해서

거기 지평선에 떠 있던 것은

고작 아흔 아홉 개의 풍선일 따름이었는데


[Strophe 3]


99 Düsenflieger

Jeder war ein großer Krieger

Hielten sich für Captain Kirk

Es gab ein großes Feuerwerk

Die Nachbarn haben nichts gerafft

Und fühlten sich gleich angemacht

Dabei schoss man am Horizont

Auf 99 Luftballons


아흔 아홉 명의 제트기 조종사

한 명 한 명이 대단한 전사였다네

스스로를 커크 선장이라 여겼던

대단한 불꽃놀이가 있었지

이웃들이 얻은 거라곤 하나도 없어서

곧바로 열이 단단히 뻗쳤다네

지평선을 향해 쏴 대기 시작했지

아흔 아홉 개의 풍선에다 대고


[Strophe 4]


99 Kriegsminister

Streichholz und Benzinkanister

Hielten sich für schlaue Leute

Witterten schon fette Beute

Riefen, „Krieg!“, und wollten Macht

Mann, wer hätte das gedacht?

Dass es einmal so weit kommt

Wegen 99 Luftballons


아흔 아홉 명의 국방 장관들

아흔 아홉의 성냥과 연료통

스스로가 똑똑하다 여겼던 사람들이

벌써부터 노다지 냄새를 맡고는

전쟁을 부르짖으며 힘을 원했어

참, 누군들 생각이나 했겠어?

아흔 아홉 개의 풍선 때문에

일이 이렇게까지 되다니


[Bridge]

Wegen 99 Luftballons

99 Luftballons


아흔 아홉 개의 풍선 때문에

아흔 아홉 개의 풍선


[Strophe 5]

99 Jahre Krieg

Ließen keinen Platz für Sieger

Kriegsminister gibt's nicht mehr

Und auch keine Düsenflieger

Heute zieh' ich meine Runden

Seh' die Welt in Trümmern liegen

Hab' 'n Luftballon gefunden

Denk' an dich und lass' ihn fliegen


아흔 아홉 해의 전쟁

승자를 위한 자리도 남아 있지 않았네

국방장관들도 더는 남아 있지 않았고

조종사들도 남아 있지 않아

오늘 내가 한 바퀴 돌아 보니

온 세상은 폐허가 되어 버렸네

풍선 하나를 찾았어

당신을 생각하며 날려 보내네




1983년, 서독의 아티스트 네나의 곡. 냉전의 시대 동독과 서독으로 갈리어 편집증적 망상에 휩싸였던 세계, 고작 아흔 아홉개의 풍선에 깜짝 놀란 장군들은 비행 전대를 보내고, 패닉에 빠져 마구잡이로 버튼을 눌러 핵미사일을 쏴갈기기 시작한다. 고작 새빨간 풍선일 뿐인데.


내가 이 노래를 언제 처음 들었더라, 아마 2014년의 어느 백화점 공연이었을 거다. 초대받아 공연하러 갔던 무대에서 한 밴드가 무대 위에서 보드카를 들이키고 미친 듯이 질주하며 불러 댔던 노래가 그 때는 가사도 몰랐지만 뇌리에 선명히 박혔었다. 단순하면서도 신나는, 그러면서도 어딘가 서글픈 듯한 노래가.


오늘 불현듯 생각나서 찾아 본 노래는 알고 보니 독일어 원곡이었고, 가사도 반전에 대한 노래였다. 가사만 보면 엄청 유쾌하지 않은가? 블랙 코미디 같기도 하고. 뜬금없이 외계로부터의 침공인 줄 알고 쏘아 보낸 미사일에 화가 난 이웃들도 덤벼들고, 전리품 냄새를 맡은 각국이 달려들어 미친 전쟁이 벌어지고 마침내 세계는 멸망한다. 오래된 짤방이 생각나는군. '그리고 지구는 멸망했다.'


뭐, 그런 시대였다고 한다. 미스터리나 음모론도 이 시기에 가장 번성했다고 하고.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노래, 그렇다고 마냥 진지할 수도 없는 노래.


풍선 - 순진무구, 동심, 희망, 자유 - 많은 상징이 있겠지만, 저 멀리 장벽 너머로 날려 보낸 희망이 이 노래에서는 가장 맞는 듯. 동독의 이웃, 친지, 민족에게 날려 보낸 희망은 전혀 의도치 않았지만 온 세계를 집어 삼키는 전쟁이 된다. 폐허가 된 세계에서 아직 남아 있는 단 하나의 풍선을, 그대를 생각하며 날려보낸다. 아름다운 노래다.


"아흔 아홉 개의 빨간 풍선99 Red Balloons"라는 영문판 노래도 공전의 히트를 쳤다고 한다(내가 들었던 노래도 아마 영문판이었을 거다). Goldfinger라는 그룹이 커버한 더 펑크적이고 달리는 노래가 있는데, 그것도 언젠가 번역할 예정. 


참, 커크 선장은 유명 SF 시리즈인 <스타 트렉>의 등장인물이다. 엔터프라이즈 호의 선장.


https://www.youtube.com/watch?v=p-qfzH0vnOs


요건 골드핑거의 커버 버전. 3절쯤에 갑자기 원곡 그대로의 가사가 나오는 게 신기하다. 보다 헤비하고 펑키하고 스피디하다. 이 버전도 꽤나 유명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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