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늙으려고 노력중
나이 든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나잇값에 책임감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제대로 늙고 있는지 정신이 번쩍 드는 순간이 있다.
신체는 불혹(不惑)인데 나는 매일 혹한다. 나잇값을 못한다는 소리다. 그래서 새치염색을 하고, 몰래 트로트를 듣고, 초도 하나만 꽂는다. 나는 나잇값을 못하는 어른들을 보면 얼마나 한심해했던가. ‘저렇게는 늙지 말아야지’ 다짐했는데 나는 ‘나이 사깃꾼’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지 겁이 난다.
돋보기를 끼고 바느질을 하는 나를 상상한다.
나는 트로트를 틀고 흥얼거린다. 머리는 백발에 쪽 졌다. 손자들이 케이크를 들고 오면 나는 묻는다.
“니들, 초 제대로 꽂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