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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물방울 Dec 06. 2021

기프티콘도 아니고, 이모티콘으로 생일선물 보냈더라.

문자가 아니라 카톡을 통해 사람들의 대화가 오간지는 꽤 되었다. 노오란 대화창은 어느새 스르륵 우리 삶에 스며들었다. 친정 아빠의 친구분 중 한 분이 카톡 사용을 못 한다고 들었다. 수많은 대화 속에 내 뇌리에 들어와 있다는 것은, 카톡을 사용하지 않는 게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라는 말이다. 내 주변에서 카톡을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 카톡은 진짜 핸드폰의 전화만큼 대중화된 의사소통 앱이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핸드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대다수 쓰는 카카오톡. 카톡 안에서의 기능도 참으로 다양해졌다. 대화를 채팅창으로 나누는 것은 물론, 사진을 보내는 것부터, 선물을 보내는 기능, 더치페이 하는 기능까지. 그에 따라 새로운 신조어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가끔 나는 카페에 앉아서 혼자 글을 쓰고, 브런치 읽고, 카톡 하는 재미가 있다. 그러다 옆에 앉은 20대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글쎄, 기프티콘도 아니고, 이모티콘으로 생일선물 보냈더라. 꺄르르~


이 말을 듣고, 나도 속으로 완전 빵 터졌음은 물론이었다. 


일단은 첫 번째 이유는 위 말이 쇼미 더 머니에 나올 법한 라임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20년 전 같았으면 나오지 않았을 법한 여러 가지 콘들... 기프티콘과 이모티콘들이 묘한 대구를 이루었다. 


두 번째는 내가 기프티콘과 이모티콘의 차이를 확실히 알기 때문이다. 기프티콘은 기프트(gift)+아이콘(icon)의 조합으로 선물을 교환할 수 있는 상품권을 말한다. 이모티콘은 감정(emotion)+ 아이콘(icon)으로 컴퓨터나 휴재 전화의 문자와 기호 숫자 등을 조합하여 만든 그림 문자를 말한다.(출처: 네이버 어학사전) 요즘 카톡에서는 아예 문자와 기호 숫자를 합한 게 아니라 그림을 그려서 움직이는 모습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기프티콘은 선물 교환 상품권이고, 이모티콘은 감정을 나타낼 수 있는 그림 문자이다.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기능은 기프티콘을 말하고, 이모티콘은 따로 숍이 있다. 



왼쪽) 선물하기 버튼을 누리면 기프티콘이 간다. 오른쪽) 내가 자주 사용하는 이모티콘 모음

요즘은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기능이 다양해져서, 제주감귤부터 럭셔리 핸드크림까지 다양하게 선물을 보낼 수가 있다. 사실 나도 생일 선물이나 감사한 마음을 전할 때 기프티콘을 종종 보내기도 한다. 코로나로 만날 수 없는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기프티콘을 통해 마음을 전할 때가 더 많아진다. 주소를 입력할 필요가 없이 선물할 수 있는 기프티콘은 서로의 불편 없이 선물하기 유용했다. 가끔 감사함이 솟아나올 때 커피 쿠폰을 보내기도 한다. 커피를 보낸 다기보다 카페에서의 시간을 선물하는 의미에서.


 반면, 이모티콘은 주로 스스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모티콘은 워낙 취향이 반영되는 것이라 선물하기도 애매하다. 동생이 나의 이모티콘 중 움직이지 않은 이모티콘을 쓰는 걸 보고 고인돌 취급을 했었다. 동생이 지적하기 전까진 난 움직이는 이모티콘과 움직이지 않는 이모티콘의 차이가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난 동생을 제외하고 다른 분에게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이모티콘을 선물한 적이 있다.  전에 글벗님 중에 이모티콘 사기를 안 해보신 분이 있는데, 그 이모티콘이 꼭 마음에 드신다고 하셔서 마음 가볍게 선물했었다. 지금까지도 곱게 사용해 주셔서 감사하지만, 기프티콘과 이모티콘의 선물은 무게의 차이가 약간 있는 듯하다.


예전에 미취학 아동이지만, 스스로 심부름은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어느 한 아이가 엄마에게 생일 선물로 '대파'를 사 왔다는 말을 들었다. 그 이유가 어느 날 엄마가 장을 보고 와서 대파를 사지 않아서 크게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아서였다고 한다. 과거의 순간 대파가 필요해서 아쉬워했던 엄마가 대파를 아끼는 줄 알고 생일 선물로 골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어른이 된 우리는 알고 있다. 



대파는 생일 선물로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마음은 너무 예쁘지만)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간 나 또한 이해가 될 듯 말 듯 하지만, 20대들 사이에서 이모티콘은 생일선물로 적합하지 않다는 걸 저 대화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처음 말을 들었을 때는 참으로 재미있었는데, 글의 마무리가 되어가니 약간은 씁쓸해진다. 나는 20대에게도 상식이 통해는 사람이 되기 위해, 저 말을 한번 더 되뇌며 쓰게 된다.


기프티콘도 아니고 이모티콘으로는 생일 선물하면 안 되겠구나!




괜히 이모티콘 한 번 더 쓰고 싶은 글~!

메인 사진은 카카오톡 무료 이모티콘에서 따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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