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하는 우리집 정원
단독주택 내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공간이 어디인가? 또는 어느 공간에서 행복을 가장 많이 느끼느냐고 물어본다면, 망설임 없이 정원이라고 답하겠다. 우리집은 집 현관문을 열면, 복도와 엘레베이터, 앞집 현관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정원이 펼쳐진다. 정원은 자연을 바로 느낄 수 있어서 마치 여행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아침 잠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간혹가다 아침 일찍 눈이 떠질 때가 있다. 위 사진은 아침 일찍 눈이 떠져서 정원으로 나갔을 때 마주했던 일출이다. 해가 떠오르는 아침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구름이 하늘에 적당히 깔려 있어서 떠오르는 해를 마중나오고, 구름이 비춘 태양의 빛이 붉으스름하니 너무도 아름다웠다. 하루의 시작을 이렇게 우연찮게 반겨주는 풍경과 하고 나니 이 날은 더욱 특별한 날이 되었다.
화창한 여름의 사진이다. 해는 중천에 떠있고, 파아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 날 엄마가 오셔서 찍어주신 사진이다. 엄마의 눈에 비친 정원도 참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공간이 자연일 때 어찌나 기억에 남고, 행복한지... 초록색의 잔디와 디딤석이 돋보이는 시간이었다. 소나무도 손질을 하고 난 뒤여서 매우 아름답게 보인다. 이 정원에 앉아서 바람을 맞으면 아무생각이 들지 않고, 나 스스로 존재 자체로 느껴진다.
해질녘이다. 이 사진을 보고 "최고의 인테리어는 자연입니다" 라는 글을 썼다. 바쁘다 바뻐 현대사회를 외치지만, 정원에 있을 때 만큼은 지금, 여기가 가능하다. 현실 사회의 찌든 걱정들을 모두 내려놓고, 오롯이 자연과 함께인 물아일체를 경험하게 되는 때이다. 특히나 노을이 지는 시간을 좋아하는 나라서 이 시간이 너무도 소중했다. 생각해보면, 일년에 정말 아름다운 노을을 마주칠 순간이 많지 않다. 단독주택으로 이사와서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노을을 볼 일이 조금은 더 많아졌다.
여름 밤, 맥주 한 캔 들고 정원에 앉아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정말이지 맥주 한 모금이 나를 천상으로 데려다준다. 옆에 반려견도 함께 있어서 얼마나 행복감을 느끼는지 모른다. 나름 별과 달도 잘 보인다. 가끔 정원에 나갔는데 너무 밝아서 하늘을 바라보면, 보름달일 경우가 많다. 이렇게 자연과 밀접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밤하늘에 뜬 별자리들 (오리온 자리와 북두칠성등)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해돋이도, 일몰도, 초승달도, 보름달도, 별자리도, 현관문을 열면 볼 수 있는 자연들 이다. 하늘에 이렇게 관심을 두고 살수 있다는거, 자연과 이렇게 밀접하게 살 수 있다는 거 정말 감사하다. 어쩌면, 하늘을 바라보는 횟수가 늘어날 수록, 초록색 풀내음을 맡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질 수록, 내가 행복에 한 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