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이 되는 공간
보통 한국 가정의 거실이라 하면, 안락한 휴식과 가족의 모임을 위한 공간인 소파가 중심을 이루게 된다. 여기에 티브이 또한 빠져서는 안 되는 짝꿍이다. 대부분의 한국인의 가정에서는 TV와 이를 볼 수 있는 소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서랍장 및 수납 가구등도 때에 따라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 집 거실은 특이하다. 보통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파와 텔레비전이 없다. 대신 우드슬랩테이블이 공간 한가운데 차지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공간을 거실이라 부르지 않고 다이닝룸이라고 부른다. 다이닝룸이란 주로 식사를 하는 공간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가족 식사나 친구들과 함께 식사할 때 사용되는 공간이고, 식탁과 의자가 배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랑과 나, 그리고 반려견 이렇게 사는 집이라서, 보통의 거실처럼 꾸미지 않았다. 대신 손님들이 자주 오는 것을 특징 삼아 우드슬랩테이블과 의자로 꾸며넣었다. 사적인 공간이라기보다는 공적인 공간의 역할을 더 자주 하는 것 같다. 대신, 1층 게스트룸에 티브이를 놓아서, 휴식이 필요하거나 티브이가 보고 싶을 때는 조금만 자리를 이동하면 되도록 했다.
커다란 우드슬랩테이블은 이 집으로 이사하기 전부터 나의 로망이었다. 아마 주택이 아닌 아파트로 이사했어도 구매했을 것 같은 아이템이다. 나는 인천에 있는 대양목재라는 곳에서 우드슬랩테이블을 마련했다. 사촌언니가 먼저 구입한 뒤 우리에게 추천해 주었다. 추천받은 뒤 유튜브도 보고 서민갑부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소개영상도 보게 되었다. 인천에 있어서 거리상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3번 정도 찾아간 끝에 우리 집에 올 테이블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에 가서 구입할 때는 유튜브에 올린 파격적 세일 영상을 보고 경기광주에서 인천까지 한달음에 달려갔다. 우리는 참으로 신중하게 골랐고, 그만큼 마음에 들었다.
우드슬랩테이블은 원목 판을 사용하여 만든 테이블을 의미한다. 테이블 상판에 사용되는 판자는 나무를 통으로 자르는 방식 등으로 만들어지며, 원목의 자연스러운 질감과 패턴을 살린 디자인이 특징이다. 따라서, 100개의 원목이면 100개 다 질감과 패턴의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우드슬랩테이블에 사용되는 나무의 종류에는 월넛, 레인트리, 오크, 호두나무 등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가격도 합리적이고 질도 좋은 레인트리를 골랐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고급버전으로 사용한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가기도 했다.
우리 집 다이닝 룸은 사람들과 식사를 해도 되고, 모임을 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취미 활동을 할 수도 있다. 때로 테이블 위에 꽃을 올려놓아 분위기 전환을 할 때도 있다. 평소에는 아무래도 식탁과 의자만 덩그러니 있는 느낌이지만, 친정에서 부모님이 오시거나 시부모님이 오실 때, 친구들이 오게 되어 모임을 하게 될 때에는 이 공간이 더욱 빛을 발한다. 큼직한 식탁이 화려한 음식을 감싸고, 사람들과 도란도란 모여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면, 역시 공간의 꽃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맛있음은 덤이다.
여기서 이렇게 글로만 이야기를 마무리하면 반칙이라고 생각되기에, 우리 집의 다이닝룸 사진을 마지막으로 공유해 본다. 사람이 꽃이 되는 공간, 바로 내가 추구하는 우리 집 다이닝룸의 모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