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 서재 이야기
단독주택으로 이사오기 전에 내가 가장 기대했던 공간은 서재였다. 책으로부터 얻는 지혜와 지식들이 너무 좋아서 꿈에 그리는 서재를 만들고 싶었다. 어디 제품을 살까 고민하다가, 리바트에서 모든 제품을 세트로 맞추었다. 그게 가격적인 면에서도 디자인적 측면에서도 좋았다. 아파트 살 때는 책장이 안방, 책방, 거실 등에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 따라서 책들도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 3층을 서재로 꾸미기로 한 순간 우리는 모든 책을 모아 모아 서재 책꽂이에 꽂아 두었다. 정말이지 꿈의 서재였다. 나는 이 공간에서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며 줌으로 모임도 하며, 나만의 여가시간을 보냈다.
신랑과 나 친동생은 함께 일을 하고 있는데, 사무실을 빼야 할 상황이 생겼다. 기존의 사무실의 짐을 빼야 하니 우리의 다음 거처가 고민되었다. 공유오피스도 많이 알아보았다. 판교나 분당에 있는 공유오피스는 다른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며 일할 수 있어 일의 능률이 올라갈 것 같았다. 보증금 없이 월 사용료만 내면 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청소를 신경 쓸 필요도 전기비를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사장님의 반응이 꽤나 부정적이셨다. 고정비용이 나가는 걸 꺼려하셨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사무실을 어디로 갈지 정하지 못했다.
고민 끝에 우리 집 3층 서재를 사무실로 꾸미는 건 어떤가에 대한 안이 나왔다. 세 명이 지내기 평수도 적당했고, 화장실도 하나 딸려 있었다. 무엇보다도 임대료도 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 집 서재를 사무실로 꾸미기로 마음먹었다. 3인 사무실이 나오기에 충분했다. 내가 여가생활을 하는데 조금 복잡하긴 하겠지만, 꽤나 멋진 사무실이 꾸려졌다.
사무실에 있는 모니터등을 설치해서, 나만의 서재에서 3인 사무실로 거듭났다. 그리고 회의테이블을 놓고, 회의 의자를 두 개 더 샀다. 의자 사는 거를 고민했지만, (예전에 말했다시피 물건을 들이는데 많은 고민을 한다.) 일의 효율을 위해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서재는 사무실로 변신했고, 5인 정도도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공간에서 조금 더 효율적으로 일을 잘 해내고 싶다.
나만의 서재는 빼앗기긴 했지만, 이 공간이 더 효율적으로 잘 사용될 수 있다면, 뭐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는가? 최근에 나만의 서재는 우리들의 사무실로 거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