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이 먼저냐, cost가 먼저냐
얼마 전 파트 회의에서 작은 토론이 있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어 특성 검증이 확실한 방법을 먼저 할 것인지, 아니면 아직 특성 확보는 불확실하지만 cost 절감이 확실한 방법을 먼저 할 것인지이다. 이 것은 종종 연구 개발을 할 때 한 가지 공법이 아닌 여러 가지 기술을 나열하고 탐색하면서 어느 정도 선택과 집중을 할 때 자주 부딪치는 순간이다. 이때 선택의 기준은 무엇일까? 특성을 확보하더라도 cost가 비싼 공법은 나중에 생산을 하더라도 부담이 된다. 한편 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혹시 그 방법을 단기간에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공법이 간단하여 양산할 경우, 확실히 비교우위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처음 해 보는 기술 개발을 함에 있어 현재까지 정보는 제한적이고 부족함에도 개발 기간은 정해져 있고, 개발 인력도 매우 적을 경우, 어느 정도 기술 탐색이 끝나면 선택과 집중을 한다. 물론 back up을 염두에 두고 우선순위를 정한다.
어떻게 선택을 할까?
1번 :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 우리가 후발 주자일 경우, 먼저 기술 검증을 한 회사의 동향을 보고 정하는 것이 risk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그 회사 또한 현재 기술 개발 단계이고,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어려움을 알지 못하고 있을 경우, 잘못된 첩보로 인하여 오류를 범할 수 있다.
2번 : 여러 안을 나열한 후 경험이 많은, 또는 전략적인 사고를 더 잘할 수 있는 임원에게 물어본다.
-> 보통의 경우 이렇게 의사 결정을 받아 하지만 임원의 결정을 도와주는 자료를 만드는 것 또한 실무자이기 때문에 어떤 의도를 두고 만드느냐에 따라 임원은 보통 그 결정을 따른다. 다만 정말 기술을 잘 아는 임원의 경우, 본인의 경험을 가지고 소신 있게 결정을 할 수도 있다. 다만 1년 임기의 임원이 대부분이므로 가장 안정적인 선택을 하거나 빠르게 성과가 나오는 방향으로 결정을 한다.
3번 : 결정을 하나로 하지 않고, 복수로 진행한다.
->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고 두 가지 방법을 동등한 수준에서 일정 시간 동안 진행한 후 특정 날짜 기준으로 그때까지 나온 성과물로 우선순위를 정한다. 인력과 시간이 부족함에도 정말 알지 못할 경우 3번을 선택한다.
그러나 3번은 사실 선택이라기보다는 선택 보류이다. 하지만 짜장과 짬뽕을 선택하기 어려울 경우 짬짜면을 선택하듯이 두 가지를 선택하는 것도 일종의 하나의 방법이다.
4번 : 다수결의 법칙을 사용한다.
-> 보통 조직사회에서는 이 방법을 잘 쓰지 않지만 열린 조직 문화에서는 사용하기도 한다. 다만 공동의 의사로 결정하기 때문에 모두의 책임이기도 하지만 모두 1/n의 책임만을 가진다. 작은 조직의 경우 충분한 토론을 하고 가장 좋은 방법을 모두의 이해를 바탕으로 결정하는 것이므로 확실히 한 방향으로 가도록 만든다.
우리 파트의 경우, 1번을 염두에 두고 2번의 방법을 따랐다. 타사가 하고 있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상사의 지시로 의사 결정이 내려졌다. 불만이 있었지만 조직의 일이므로 일단 의사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확실한 특성을 확보한 후 시간을 벌면서 cost를 절감하는 방법을 뒤따르게 하면서 개발하면 좋겠다는 나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단 결정이 난 만큼 바로 다음 단계로 빠르게 이동할 수는 있었다.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인력을 집중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끝까지 가 보고 정말 안된다고 하면 그때 가서 좀 더 쉽지만 cost가 많이 나는 방법을 취해도 되므로 이것이 나름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위에서 결정한 것이므로 책임은 윗사람이 지는 것이다. 삽질을 하더라도...
조직의 규모와 리더의 성향에 따라 의사 결정이 달라지지만 사실 딱히 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들의 역량을 최대화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