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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첨물 Nov 27. 2017

2017년 복잡계 학회를 다녀와서

데이터로 열어가는 놀아운 세상

올해로 몇 번째 참석하는 복잡계 학회인가?


오래전 회사에서 삼성경제연구소(SERI) 사이트에서 가입한 포럼에서 우연히 알게 된 복잡계 학회

물리학 박사과정을 하면서 통계 물리를 통해 데이터 사이언스에 관심이 많아졌고

올해도 학생 신분으로 참석하기에 좀 더 열심히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서울 숙명여대

대학 문을 들어설 때마다 옛 추억에 마음이 설렌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대학 시절...

일주일에 두 번씩 전공 퀴즈 때문에 친구들과 도서관에서 공부하며 쉬러 나와 딸기 우유 하나 먹고 우유팩을 1시간씩 찼던 그때...


그런데 여대라서 그런지, 아니면 요즘 사회가 더 무섭게 변해서 그런지, 아니면 메모리 가격이 너무 싸져서 그런지 곳곳에 설치된  CCTV가 왜 그리 많은지 놀랬다.

학회장을 네이버 지도를 보며 찾아다니면서도 머리 위에 동그란  CCTV에 괜히 움츠러들게 된다.

캠퍼스의 낭만은 이제 과거의 추억이 되었으리라...


작년보다 좀 규모가 작아졌는지 학회장은 약간 어수선했다.

첫 기조 강연은 삼성경제연구소의 '윤순봉 사장'

누구지? 바로 구글링을 해 보았다.


삼성생명으로 입사해서 이병철 회장의 비서실을 거쳐 삼성경제연구소 실장, 성균관대 교수, 삼성 석유 화학 사장, 삼성병원 사장을 거쳐 올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되었다.

완전히 삼성맨이었다


윤순봉 사장의 강연은 짧게 짧게 책 소개를 통해 거시적으로 미래가 어떻게 바뀌어 나갈 것인가에 대해 훑어나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의 강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세 가지 정도였다.


1. 인구 감소 및 수명 증가

유명 학술지에 실린 각 나라별 기대수명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바로 기사를 찾아보니 정말 2030년에 태어나는 여자의 경우 한국이 기대 수명이 90세가 넘을 확률이 50%가 넘는다고 나와있다.  

직접 통계청 데이터를 이용하여 기대수명을 계산해보니 지금 나이가 40세인 사람은 앞으로 70년을 더 살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축복인가 재앙인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뭘 하며 살지?

완전히 나의 인생 계획을 다시 설계해야 하지 않을까 깊이 고민이 되는 화두였다.


2. 인류의 이동

   그의 강의 중 두 번째 의미 있게 들린 주제는 인류의 대규모 이동이었다. 과거 훈족의 이동이 게르만족의 이동으로 이어지고 서구 사회의 큰 변화의 소용돌이를 일으켰다면, 지금은 동서의 이동이 아닌 남북의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몇 백십만 수준을 넘어서 몇백만 억대의 인류가 내전이나 더 나은 삶을 찾아서 이동할 것이라는...

그리고 아시아, 아프리카의 인구 증가 속도가 크고 평균 나이가 적기 때문에 이곳에서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3. 결혼제도의 변화

인류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결혼제도가 바뀔 것이다 과거  50년을 같이 살고 한쪽이 죽은 후 10년 있다가 죽는 패턴이었다면 배우자와 70-80년을 같이 산다고 하면 지금의 결혼제도가 유지될 것인가?

이미 세계에는 여러 결혼제도가 있다.

일부일처/다부다처/다처일부/다부일처

인류 85억 중 일부일처의 비중은?

16% 정도라고 한다. (기독교 체제)

일부다처제 : 83.4%

일처다부 : 0.47%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가

serial monogamy : 동거 --> (이별) --> 동거  --> (이별)

이미 선진국을 중심으로 결혼이라는 제도에 묶이지 않고 동거하고 이별하는 문화가 많은데, 이것이 일탈이나 성문화 수준에서 논의할 것이 아닌 큰 흐름의 하나라고 했을 때,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어떤 방식이 나타나고, 사회 모습이 어떻게 달라질까 생각해 보니 내가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생각이 들었다.


이것 이외에도 인공지능, 교육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가? 연금제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고, 유목민과 같이 가볍고 변화에 적응을 빨리 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폭넓게 강의가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국가의 모습이 앞으로는 도시 중심으로 재편되어 아시아의 경우 서울, 동경, 북경, 상해, 홍콩 등의 도시 위주로 경제가 움직일 것이라는 견해도 주었다.


학생들 발표가 작년에 이어 재미있는 주제가 많았다.


1. 조선왕조 실록에 등장한 인물들이 사라지는 정도를 시대별로 분석하고 역사적인 사건과 연결해보기(카이스트 이병휘)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인물을 모두 뽑아서 일정한 시기(1년) 별로 정리한 후 갑자기 큰 폭으로 인물수가 사라지는 정도를 분석해 보았을 때, 여러 peak 점 중에 하나를 보니, 계유정난이었고, 이는 세조가 욍위를 빼앗고, 단종을 편들었던 신하들을 죽이는 사건이었다고 한다.

새로운 역사 분석 기법이라 재미있었다.



2. 다음은 한국 가요(KPOP)의 작사가들의 네트워크를 찾아내는 내용 (한양대 김영진)


즉, 가사가 서로 얼마나 비슷한지를 찾아내어 어떤 작사가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가를 찾아봄

멜론 사이트에서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올려져 있는 가요의 가사 10만 개를 다운로드하여 데이터를 취하고, 여기서 6만 개 정도를 분석함


'좋아요'가 많은 가요일수록 그 확률이 지수적으로 감소하는 power law를 따름을 보였고,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작사를 했는지를 살펴보았을 때, 작사 개수가 작은 작사가가 매우 많음을 보였다. 이는 취미로 일정 돈을 한 번만 내면 작사를 해서 멜론 사이트에 올려놓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았다.

또한 곡의 수가 증가할수록 사용하는 단어 수도 증가하는 Heap's law도 살펴보았다.

결론적으로 작사가들끼리 얼마나 연결이 되어 있는가에 대한 지수를 만들어 연결도를 살펴보았을 때, 몇 개의 그룹으로 서로 영향을 미치는 작사가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었다.

가사의 빅데이터로 작사가들의 네트워크 맵을 만드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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