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매거진 <10년째 출근 중>
: 10년 차 사회인을 모시고 인터뷰를 합니다. 10년의 시간 동안 우리가 직접 부딪히며 배운 것, 느낀 것, 생각한 것을 함께 공유합니다. 모두에게 함께 나누되, 편견과 강요가 없는 방식을 지향합니다
오늘의 인터뷰이
- 브런치 작가 OIAA 오아
- 추천해주고 싶은 콘텐츠: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
학교다닐 때부터 마케팅 쪽에 관심이 많았다. 마케팅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첫 직장을 거쳐, 두번째 직장은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를 했다. 무료함을 느낄 때쯤 세번째 직장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고 해외 제품을 소싱해 키워내는 업무를 맡았다. 제품을 소싱해 한달 10만개씩도 팔아보는 경험도 했다. 시장의 최전방에서 일하다보니, 시장의 변화 역시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현재는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
매 순간에 최선을 다했고, 어느새 성장하고 있었다
이직이 목표는 아니었다. 그때 그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나는 끊임 없이 성장을 원했다.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느꼈고, 그에 맞춰 내가 원하는 성장을 찾아 흘러가다 보니 그런 커리어 히스토리를 그리게 되었다.
이직을 하고 첫해는 항상 힘들었다. 적응을 하고, 자리를 잡았다는 생각이 드는데는 1년 정도의 시간이 항상 걸렸던 것 같다.
특별한 이직의 목표가 없다면
이직을 추천하지 않을 정도로 매번 쉽지 않았다.
이직에서 가장 힘든 것은 일이 아니었다. 바로 사람이었다. 업무적인 변화는 항상 재미를 느꼈지만,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새롭게 형성해 나가는 것이 매번 쉽지만은 않았다. 상처를 주고받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일의 반복이었다.
사람을 되게 좋아하는 편이나, 에너지 역시 많이 쏟아붓는 편이다. 한 번 같이 일한 동료들에게는 신뢰가 쌓일 수 있는 관계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팁이라면 팁일 것이다.
절반의 호기심과, 절반의 환상이 섞여 있었다
실무, 현업에서 내달리는 나 같은 사람을 데리고, 실제로 사업을 한다는건 어떤 일일까, 어떤 마음이고, 어떤 결정들을하게 될까 궁금한 점 투성이였다 실제로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에 와보니 실무로서 내가 고려하던 사항 밖의 일들인 투자, 자금유용, 리스크에 대한 의사결정 등 진짜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많이 접하게 된다. 대기업들은 못할 법한 결정들을 때때로 하는 것을 보고 많이 배우기도 하고, 소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일할수록 사람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대기업에서는 필요에 따라 단순 업무 요청만으로 협업을 빠르게 이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 내가 낸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함께 할 사람의 존재가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스타트업이 규모가 작기 때문에, 난이도를 낮게 봤던 것 같다. 쉽게 생각했고, 아주 잘못된 생각이었다. 큰 조직은 회사의 방향과 미션이 하달될 경우가 많지만, 스타트업은 가야할 방향과 길부터 함께 정해나가야 하는 곳이다.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조직에서 일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오류들을 감내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 배움을 얻는 시간으로 지난 1년을 보냈고, 나 스스로는 실패의 경험으로 정의했다.
결국 나는 항상 실패로부터 무언가를 배워왔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실패’의 의미조차 대기업과는 다른 것 같다. 실패는 곳 배움을 의미한다. 올해는 유독 배움의 의미가 달랐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경험을 많이 해보는 수 밖에 없다.
자기 검증을 많이 하는 편이다. 관심있는 직무는 인턴으로 체험해본다던가, 원하는 직무 파트에서 일하는 사람을 어떻게든 수소문해 그들의 라이프를 모니터해보기도 한다. 한 번 마음 먹는 것은 해내는 사람이라는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 대신 그 마음을 매우 신중하게 먹는 편이다.
10여년의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에게 많은 것을 배우도록 도와준 감사한 선배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회사에서 ‘가르친다’라는 것에 대한 부담이 사회에 퍼져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선후배 관계라는 것 역시 과거와는 다소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마케팅처럼 새로움을 추구하는 직무에서는 하던 것을 잘해온 사람 보다는, 회사 밖 외부에서 인풋을 찾고자 하는 경향이 더욱 강한 것 같다. 외부에서 인풋을 얻고, 회사에서는 아웃풋을 내 성과를 검증하는 장소로 구분하는 것을 느낀다.
궁굼한 것들은 모두 간단히 해소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런 세상에서 시니어의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할까?
새로운 공부를 즐기는 편인데, ‘코칭’ 공부는 2년째 지속하고 있다. 그만큼 매력이 있고, 더 잘하고 싶어진다. 미드 <빌리언즈>를 통해 직장인들의 ‘퍼포먼스 코치’라는 직업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상담은 트라우마를 끄집어내는 작업이라면, ‘코칭’은 상대방의 이야기 경청하기, 질문하기 등의 대화법을 통해 현재의 리소스로 솔루션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스타트업을 경험하는 단계가 지나고 나면, 나의 다음 키워드는 ‘N잡러’가 되지 않을까. 그 중 ‘코칭’ 공부를 활용하는 방법도 하나가 될 것같다.
일이란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 가치관, 생각, 철학 등
모든 것을 담아내는 그릇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껏 일과 내 삶을 거의 동일시 하며 살아왔다. 아마도 첫 직장 생활을 하며 배웠던 생각들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매우 거칠고 소위말해 빡센 직장 생활을 했고, 큰 노력을 들인만큼 성과로 돌아오는 경험을 했다. 그 뒤로부터 내 노력의 가치를 믿게 되었고, 지금껏 몰입의 경험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워왔다.
최근에는 균형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일이라는 것은 항상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과 밸런스를 맞춰 나아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너무 겁먹지도 말고, 편견도 가지지 말고.
일이든, 사람이든 무조건 많이 경험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순간순간은 힘들겠지만, 그런 경험들이 모여 앞으로의 인생을 현명히 결정내려가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OIAA오아 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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