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히 가닿은 수평선일까
끝인 줄 알고 가닿으면 또다시 멀어지는
눈속임일까
폭포일까
수직 낙하하여
곤두박질 어딘가로 휩쓸려가는
동그라미일까
커다란 동그라미가 낳은 작은 동그라미
그 따듯한 품 안으로 환원하는
질서일까
줄 서서 순서대로 통과하는
한 번 들어가면 두 번 다시 되돌아 나올 수 없는
매일매일
같은 집에서
같은 사람과
같은 밥 먹고
같은 이야기를 하는
판박이,
해피엔드일까
새드 엔드일까
진짜 결말은 감정이 없다
그냥 사라짐이다
아무도 모른다
끝은 끝나 봐야 안다
끝을 보려고
끝장내려고 시작한 건 아닌데
모든 출생은, 울음을 터뜨린다
마지막 울음을 미리 운다
가다가다, 살다 살다
머뭇대어 무엇하나
자연은 자연스러워
스스로 슬퍼하지도 기뻐하지도 않는
맹물
눈물을 아껴
소금단지를 채우자
나의 바다 건너는 그날
예고 없이 끝나버리는 이야기
실타래 실이 다 풀려버린 이야기
엉켜버린 실수투성이
저절로 툭 끊어진
끝.
끝이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신의 가위질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도
아무리 슬픈 스토리도
끝나지 않는다면
-THE END- 자막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무미건조 무감동 권태스러운 골칫거리가 되고 말죠.
가장 자연스런 결말
끝.
잠잠한 수평선같이
아침햇살에 빛나는 윤슬
눈부심같이
한순간 사라져버리는
끝.
무상하고 무한한 아름다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