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는, 떠날 줄 알아야 한다
딱지 안에 돋아 오르는 새살처럼
묵은 계절의 끝자락
하얀 소금을 만나기 위해
슬프고도 간절한 기다림을
허락하는 메주처럼
떠난 빈자리를 대신할
노란 프리지어 꽃다발이여,
쓸쓸함이 가시기 전 시들지 말라
단 한 번의 만남에
눈멀어지는 사람을
곁에 둘 수 없는 가슴앓이
2월은, 그런 것이다
짧고도 지독한 몸살을 겪고 나면
저 멀리 바다 건너
아물아물 부풀어 오르는 수평선이
새봄을 데리고 오는
자, 다시 출발이다
_남연우
2014년 시집 수록작
유난히 꽁지가 짧은 2월의 새는
더 높이 비상하기 위하여
몸을 가볍게 깃털을 다듬습니다.
잔뜩 흐린 하늘 아래 비바람이 몰아치는 월요일
내일은 영하로 곤두박질 친대도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2월은,
새봄이 성큼 다가서는 계절
새색시 코고무신 앞코가 보일 듯 말 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저 멀리 수평선을 건너
낮은 데로 임하는 들판을 건너
내 곁으로
다가옵니다.
해묵은 논두렁에 알 수 없는 설렘의 빛깔이
살풋 돋아납니다.
질펀한 마음자락으로
새로움을 불러들이고자 창을 활짝 열어둡니다.
비대면 졸업식을 치른 아이들은
학교를 소리소문 없이 떠났습니다.
새벽밥 먹여서 언덕길이 높은 학교로
보낸
제가 더 섭섭한 이유입니다.
새살을 키운 딱지는 떨어지고
겨우내 처마 끝에 매달린 메주도
푸른 곰팡이를 꽃피운 인고의 시간 끝에
바다 새하얀 소금꽃을 만나게 되죠.
서로가 서로를 간절히 기다린 뒤에
허락되는 시간이..
고향 앞마당에는 벌써 진달래 꽃망울이
맺혀있었습니다.
희망의 빛깔
사랑의 빛깔
눈물의 빛깔
묵묵부답 인고의 빛깔
2월에는 각자의 자리로 다시 떠납니다.
새얼굴들이 빈 의자를 채울 동안
프리지어 노란 향내는
천천히 닳아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