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평범한 ‘일상’에 굳이 심취하려고 하는지
왜냐면 저는 제가 좋아서요
생각나는 것들을 이따금씩 기록해두면서 이것들을 엮어서 글로 정리해보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곳을 시작했습니다.
여러 갈래의 생각들 중에 크게 범주를 묶을 수 있는 것을 일단 나누어 보니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평범한 경험에서 나온 생각들과 다른 하나는 제 아이들 이야기였어요.
그러면서 일상에서 얻은 통찰들에게 어떤 제목을 붙여줄까 생각하다가, ‘심취’라고 붙여버렸습니다.
종종 누가 보면 되게 아무렇지도 않을 일들인데 굉장한 삶의 이치를 발견한 듯이 노트에 적어두거든요. 별거 아닌데, 무척이나 심취해서 혼자서 ‘유레카!’ 외치며 감격하거나 사색에 잠기거나 그럽니다. 그런 감성 없이 제 일기를 들여다보면, 그냥 굉장히 진지한 척하는 사람일 뿐이에요. 그런데, ‘아 이때 이 생각에 꽂혔구나. 무척 심취해 있구나’하고 보면 그 안에서 나름의 성찰을 발견할 수 있고, 대화 거리가 되더라고요.
저 자신의 일상에 찾아오고 마주하는 생각들은 사실 너무나 평범한 것들로 시작되어서 ‘심취’할만한 것이 아니에요. 그런데도 심취해서 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가 좋으니까요.
한창 자신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에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 스스로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뜬구름 잡는 생각들을 하는 것 아닌가 하고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저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당장에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들이 좋아요. 씨앗을 심으며 울창한 숲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저를 포장해주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별거 아닌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깊이 느끼고 생각해서 삶을 좋아하기로, 그런 글을 쓰려고요.
마음먹은 것처럼 잘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