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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중얼

팔란티어와 빅브라더

by 꼬불이

빅브라더가 감시하는 사회

"누구든 이 구슬을 통해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를 보는 자 또한 그를 본다."
– 『반지의 제왕』 중 팔란티어(Palantír)에 대한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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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킨의 예언이 현실이 되다

2003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어느 회의실. CIA 산하 벤처 펀드인 In-Q-Tel의 투자로 설립된 스타트업 하나가 조용히 세상의 '감시'를 재정의하기 시작했다. 그 이름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멀리 보는 수정구슬'에서 이름을 따온 이 회사의 목표는 단순했다.

"모든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해, 세상을 투명하게 만든다."

하지만 여기서 묻게 된다. "누구를 위해 투명해지는가?"


현대판 팔란티어: 두 개의 마법 구슬

팔란티어는 그 이름처럼 세상의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고' '해석하며' '예측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그들의 고객 중에는 CIA, FBI, NSA, 국방부(DoD), 미 육군, 공군, 해군,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있다.


1. Palantir Gotham - 전쟁터의 수정구슬

주로 정보기관과 군에서 사용하는 전장 데이터 분석 플랫폼

사용처: CIA, NSA, FBI, 미 국방부, 미 육군, 우크라이나군, 영국 정보부 등

기능: 위성 영상, 통신 정보, 지상 정보 등을 통합 분석, 적의 위치, 이동, 통신 흐름 예측, 군사작전 계획 시뮬레이션, 실시간으로 드론과 위성 피드 연결하여 목표 추적 및 정밀타격 지원


2. Palantir Foundry - 기업용 감시 도구

기업, 공공기관용 빅데이터 통합 및 의사결정 플랫폼

사용처: Airbus, Ferrari F1, BP, Morgan Stanley, FDA, CDC, NHS 등

기능: 공급망 추적, 생산효율 최적화, 의료 데이터 분석, 팬데믹 대응, 미 육군의 병참과 인력 배치, 장비 유지보수 관리에도 활용됨


팔란티어의 Gotham이라는 플랫폼은 전장에서 수집되는 드론 영상, 위성 정보, 소셜미디어까지 수집해 적의 위치를 예측하고, 공격 경로를 제안하며, 실시간 타격 판단까지 제공한다.

AI는 판단한다. "이 좌표에 타격해도 되는가?" 그리고 인간은 그 판단에 따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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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의 보이지 않는 손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팔란티어는 곧바로 움직였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Gotham을 제공하고, 드론·위성·인터넷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 러시아군의 동선과 약점을 실시간 제공했다.

즉, 현대의 전쟁은 칼이나 총이 아니라, 서버룸에서 이루어진다.


실전 적용 사례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폭발물 탐지, 무장세력의 은신처 추적에 Gotham 도입

우크라이나 전쟁: 위성 영상, 드론 영상, SNS 정보까지 수집해 러시아군의 이동을 예측

실시간 드론 전쟁 지원: 드론으로 수집된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 분석, AI가 타격 여부 판단


팔란티어의 창업자 피터 틸은 말했다. "우리는 자유를 위해 싸우는 정보의 병기다."

그러나, 그 정보의 병기는 자유를 보장할까, 통제를 강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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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는 것들

팔란티어는 이제 단순한 테크 기업이 아니라, 전쟁의 인프라가 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

2023년 이후, 미국방부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 체결

"전략적 AI 국방기업" 으로 포지셔닝 변경

AI 전장 시스템 구축, 디지털 전투 시뮬레이션 등 영역 확장


기술적 특징:

'하급 장교들이 몰래 팔란티어를 쓴다' 는 말이 돌 정도로 전장에 최적화된 도구

기존 군 내 시스템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데이터 통합

드론으로 수집된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 분석, 인간이 판단하기 전, AI가 전투 결정을 내리는 구조


윤리적 쟁점:

감시와 통제에 대한 윤리적 우려

인권단체들의 시민 감시, 민간인 피해 가능성 문제 제기

"전쟁의 자동화, AI에 의한 살상 결정"이라는 비판


선택은 우리에게 있다

기술은 양날의 검이다. '정보'는 사람을 구할 수도, 지배할 수도 있다.

팔란티어의 기술은 명백히 뛰어나다. 그리고 그 기술은 더 정교해지고 있다. 우리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투명한 세상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투명하게 '보이는' 채, 더 깊은 감시에 노출될 것인가.

21세기의 전쟁은, 총보다 알고리즘이 더 많은 생명을 좌우할 것이다. 그리고 그 알고리즘의 중심에 팔란티어가 있다. 미국은 물론 동맹국 군사작전의 눈과 두뇌 역할을 하며, 전쟁의 룰 자체를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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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며

팔란티어는 이제 단순한 IT기업이 아니다. 그들은 전쟁을 예측하고, 감시를 가능케 하며, 사회 구조를 설계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그들의 '팔란티어' 속에 비치고 있다.

"팔란티어를 보면, 그도 너를 본다."

감시당하는 자유를 다시 생각해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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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Palantir Technologies 공식 홈페이지

The Guardian: "Palantir's role in Ukraine"

Wired: "Inside Palantir's Gotham"

『반지의 제왕』 by J.R.R. Tolkien

조지 오웰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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