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도서관
내가 사는 곳은 시골이다.
그렇다고 뭐 두메산골은 아니다.
그냥 나는 시골이라 부른다.
행정구역상 어찌 되었건 남양주이고, 억지로 신도시를 붙여봐도 시골이다.
새벽 한 시면 문 연 식당, 술집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고, 겨우 편의점만 있을 뿐이다.
시골이 좋고, 싫고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시골이다.
벌써 8개월 가까이 살았고, 4개월만 더 살면 여기도 벗어나야만 한다.
더 시골로 가기 때문이다. 나 말고 엄마가...
시골에 살면서 가장 많은 횟수의 방문지는 단연코 이마트다.
집에서 가까워서 시도 때도 없이 틈만 나면 방문했다.
당연히 필요하든 안 하든 그냥 사제꼈고, 사제꼈다.
최근 들어 애착이 가는 곳은 정약용 도서관이다.
비겁한 변명이지만, 그냥 더우니까 간다.
에어컨은 빠방 하고, 와이파이는 더 빠방 하며, 그냥 쾌적하다.
어지간하면 집도 그리 덥지 않아서 집에서 무엇이든 해보려고 발버둥 치지만,
집이라는 곳이 집중의 최적화된 공간은 아니다.
일단 눈치 볼 사람이 없으니 책상에 10분 앉아있다가 침대에 120분 누워있는다.
그렇게 하루가 간다.
도서관은 최소 눈치는 보이며, 최소 누울 수는 없다.
물론 잘 수는 있지만, 집처럼 편안히도 잘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