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가 괜히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행히도 살던 곳은 스타벅스는 존재했다.
서울에서는 동네가 구렸는데도 스벅은 세 군데나 있었고, 지금 시골에도 스벅이 꾸역꾸역 네 개나 있다.
물론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다.
모처럼 스벅에 왔다.
엄마집에 거실을 스벅 긴 테이블처럼 꾸밀 생각을 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스벅을 이길 수는 없을 것 같다.
모처럼 스벅에 이른 아침에 왔다.
오픈런을 위해 7시에 와야 하는데, 더러운 몸을 세척하느라 시간이 소요됐다.
퇴사를 하고 나니 부자가 되었다.
당연히 금전적 부자가 아닌 시간의 부자말이다.
매일 출근하면서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낭비라고 생각했다.
6시 30분쯤 일어나서 준비하고 집에서 7시 40분쯤 나와서 9시 전에 도착을 하고, 다시 18시에 칼퇴근을 해서 미친 듯이 발버둥 쳐서 집에 도착하면 19시 05분.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막히는 도로를 차로도 다니고, 그냥 그렇게 당연하게 살아간다.
출퇴근 시간은 피곤한 일이다.
돈을 많이 주면 좀 견디고 버티겠지만...
다들 알아서 살아가겠지만, 나는 더 이상 출퇴근으로 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밤낮으로 거의 출근하다시피 한 스벅은 그 사이에 뭔가 바뀐 느낌이다. 언제부터 진동벨을 했는지 불과 한 달 전까지도 스벅을 왔던 것 같은데 암튼...
스벅은 여전히 젊고 세련되고 감각적인데, 나는 여전히 늙고 병들고 노인네적이다.
이래서 늙으면 돈이 많아야 하나보다. 추해 지지 않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