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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자의 수레바퀴 Oct 07. 2024

출근해도 고통, 퇴사해도 고통

어차피 고통은 무엇을 선택하든 따라온다.


매일 6시 50분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집에서 7시 40분에 나왔다.

출근인파에 휩싸야 중앙선-2호선에 치여살다가 불과 한 달 정도는 중앙선-8호선-2호선을 탔지만 그것도 뭐 딱히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당연히 퇴근길도 출근길의 복붙이다.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고 합리화를 하면서도 그래도 저들은 나보다 돈은 많이 받겠지라며 불평불만을 일삼았다.


주 5일이다. 정확하게 9 to 6이고 야근을 강요하는 일도 없다. 하지만 나는 주말이 평일의 퇴근 이후의 시간과 주말이 즐거웠던 적이 없다. 주말은 그냥 두렵기만 했다. 월요일의 출근이 뭐 대단한 것도 없는데도 나는 이미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도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장도 아니고,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것도 아닌데, 어찌 되었건 그냥 당분간 대안이 없으면 다니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퇴사를 하고 나니, 다른 고통이 시작된다.

딱 한 가지다. 돈.

일할 때도 없던 돈은 이제 퇴사를 하니 더더욱 없다.

하지만 퇴사를 하면 출퇴근에 시달릴 이유는 없다.

돈은 다른 방법으로 벌면 그만인 건 아니다.

뚜렷한 명확한 생산구조가 아직 없다.


남들처럼 모아놓은 돈도, 남들처럼 재테크로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갖고 있는 것도 없다.

그냥 흰머리만 늘어나고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대책이 없는 멍청한 퇴사다.


멍청하면 답이 없다는데 내가 지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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