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약하다. 원래 몸에 열도 많고 땀도 많고, 여름의 그 습함이 너무 싫다.
여름을 이기는 것은 에어컨과 히야시 이빠이 된 맥주뿐이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고 유난히 길었다.
10월 초까지도 더웠으니까 말이다. 시작은 5월 말이었는데...
이런 여름 불평불만을 드러내면 엄마는 동남아에서 일 년 내내 사는 이들도 있다는 얘기를 하지만 그들은 이미 그곳이 익숙하다는 말대꾸나 하고 있다 나는...
그렇게 안 올 것 같은 가을이 왔고, 가을은 생각보다 짧다. 10월 초부터 11월 중순이면 시마이다. 11월 수능이 지나면 이미 패딩들이 하나 둘 출몰할 것이다.
생각해 보면 여름만 아니면 봄가겨는 견딜만하다. 여름이 늘 문제지.
가을도 짧지만, 인생은 더 짧다.
난 벌써 반환점을 돌았다.
난 벌써 전반전이 끝났다.
남은 것은 후반전이다.
후반전은 역시나 체력적으로도 힘들다.
후반전에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미 지고 있는 상황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