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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자의 수레바퀴 Jan 28. 2022

[리뷰] 살고 싶다는 농담

위로받기 원하는 인간들

   각자의 고민과 각자만의 불행이 문득 나에게만 닥쳐있는 것 같기만 하다. 나 역시도 내가 지금 처한 현실이 왜 나에게만 이렇게 가혹하고 야속할 정도인지 매일매일 생각해본다.


그리고 인간들은 처음에는 마치 갑자기 들이닥친 것처럼 보이는 그 불행은 인정은 하지 않고, 위로를 거부한다. 그리고 몸부림치고 발버둥 치면서 서서히 그 불행을 인정하고, 또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위로받기를 원한다.


나는 위로를 극도로 극혐 한다. 결국 불행은 나 스스로의 몫이지 남에게 나는 요즘 이렇다 아무리 백날 말하고 어린애처럼 징징대 봐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된다는 말 자체에 도무지 공감과 납득을 할 수가 없다.


허지웅은 어느 순간부터 대중매체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자신만의 언어로 대중 앞에 나타나서 꾸준히 방송활동을 해왔다. 물론 본업인 글을 쓰는 일도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본인의 투병소식을 전했다.


쉽지 않은 일이고, 그걸 전한다고 달라지거나 바뀌는 것은 없다. 철저하게 본인이 ‘인정’하고 ‘결심’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의 투병을 위로, 응원하지 않았다. 내가 디테일한 그의 현재를 모르는데 어설픈 형식적 단어들이 그에게 눈곱만큼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다시 그가 모습을 드러냈다. 건강한 모습으로 방송에 나타났고, 라디오도 진행하며, 최근에 살고 싶다는 농담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난 색안경을 끼고 있었다. 있어 보이는 제목에 전혀 공감이 안 되는 본인의 투병기나 적어냈겠지라고… 전혀 그런 책은 아니었다.


모두가 한 번쯤은 생각하는 ‘불행’을 ‘인정’하고 ‘결심’하며 살아나가야 한다는 그런 얘기다. 냉정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남의 불행에 세상은 단 1도 관심이 없다. 철저하게 처절하게 불행의 주체는 본인이다. 그걸 빠르게 인정하고 살아나가는 것 또한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 살아가면서 수없이 풍파처럼 닥치는 불행에 매일 휘청거릴 수는 없다. 어차피 인생은 고통이고 그것을 인정하고 버티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일지도 모르니까…


마지막으로 좋았던 글귀를 적어본다

p36 만약 당신이 살기로 결정한다며, 천장과 바닥 사이의 삶을 감당하고 살아내기로 결정한다면, 더 이상 천장에 맺힌 피해의식과 바닥에 깔린 현실이 전과 같은 무게로 당신을 짓누르거나 얼굴을 짓이기지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적어도 전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그 밤은 여태껏 많은 사람들을 삼켜왔다. 그러나 살기로 결정한 사람을 그 밤은 결코 집어삼킬 수 없다. 이건 나와 여러분의 약속이다. 그러니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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