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질병으로 인한 퇴사에 의한 실업급여

by 하늘물

"대상이 아니셔서 신청 불가하세요."


퇴사확인서를 내밀기가 무섭게 하시는 말씀에 벙쪄서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내가 대상이 아니라고? 부서이동도 하고 무급휴직도 했는데?'


"왜 대상이 아닌가요?"


"여기 서류를 보시면 4번 (질병 등과 관련하여) 상기인을 업무가 가능한 부서로 전환배치할 수 있었는지 여부에 '전환배치 가능'에 체크되어 있구요. 5번 (질병 등과 관련하여) 상기인이 직무전환 배치, 휴가(병가)나 휴직 등을 요청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도 '없다'라고 되어있어요. 6번 회사 규정상 상기인에게 퇴사 대신 병가를 부여할 수 있는지 여부에도 '부여할 수 있다(가능기간 : 무기한)'이라고 되어있어요. 질병으로 인한 퇴사를 신청하실 때에는 해당 질병으로 인해 부서이동을 요청했었는지, 휴직을 요청했었는지가 중요해요. 모두 다 해당이 안되세요."


이게 무슨 일이지.


"전 이미 부서이동도 한 이력이 있고 무급휴직도 했었는데요."


"퇴사전에 한 번 더 요청하셨어요?"


"아니요. 이미 다 진행했다고 생각해서 사직서쓰고 퇴사했습니다."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건 본인이 판단하신 거잖아요. 퇴사전에 요청하신 적도 없다고 하시면 더더욱 대상자가 아니시네요. 왜 저희쪽에 물어보지도 않고 진행하셨어요?"


쌀쌀맞은 태도에 기가 죽는다.


"진단서를 제출할 수 있는데 그래도 신청이 안되나요? 해당 진단서를 토대로 회사에 서류를 다시 요청하면요"


소심하게 물어보는 목소리가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건 서류를 위조하시는 거랑 다를바 없어요. 진단서가 있으시다면 그 진단서를 토대로 회사에 부서이동이나 휴직을 다시 한 번 더 요청하셨어야죠."




이럴수가.


당연히 질병으로 인한 퇴사 실업급여는 탈 거라고 생각했고 백수기간을 보내는데 필요한 자금계획에도 포함해뒀었다. 말문이 막힌채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고용보험지원센터를 나섰다. 그제서야 회사에서 작성해준 퇴사확인서를 본다. 그렇구나. 내가 요청했으면 부서이동도 또 시켜주고 휴직도 무급이니 무기한으로 주겠다고 써줬구나. 허탈하고 기가 찬다.


'부서이동을 시켜줬을거라고? 어디로 보내줬을건데? 이전 팀으로 다시 돌려보내줬을건가? 거기가 힘들어서 떠나온 사람인데. 그 팀이 아니면 어디로 보낼수가 있단 말인가. 그리고 무제한으로 무급 휴가를 줄 수 있다고? 난 그럼 뭐먹고 치료하며 보내란 말인가.'


절대 실업급여를 주지 않겠다는 회사의 태도가 보이는 것 같아 화가 치밀고 냉랭했던 담당자 태도에 더 마음이 상했다. 안된다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해보고 싶어 덜컥 끊었던 크로스핏, 댄스, PT연장, 매일매일 장을 봐서 정성스레 차려먹었던 매 끼니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며 덜컥 심장이 내려앉았다.


호언장담했던 1년이 아니더라도 반 년은 쉬는게 목표였는데. 이를 어쩌나. 생각보다 더 빨리 일을 해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마음이 무거워진다.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그저 퇴사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사직서를 써버린 내 탓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따끔따끔하다.



약속장소로 향하며 앞으로에 대한 걱정을 애써 지워본다.







나같은 사람들이 있을까봐 경험에 의한 '질병에 의한 퇴사 실업급여' 에 대해 간단하게 언급해보고자 한다.(정확하고 자세한 내용이 아니니 필자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관할 고용보험지원센터와 충분한 상담 후 진행하길 바란다.)


질병으로 인한 퇴사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서는 사측에서 등록 및 작성해줘야하는 서류가 두 가지가 있다.


1. 이직확인서 등록

2. '질병 등으로 인한 퇴사 확인서' 작성(양식은 고용보험지원센터에 요청하면 받을 수 있다.)


퇴사확인서의 경우 자필 작성 여부는 상관 없으며 필수로 회사의 명판과 직인이 필요하다.


또한 실업급여의 신청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퇴사전'에 질병으로 인한 '부서이동'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이력이 있어야하고, '휴직'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이력이 있어야 한다.


나같은 경우는 이미 부서이동도 휴직도 진행한 상태였지만 퇴사 직전에 요청한 바가 아니고 한 번 더 요청하지않고 확인하지 않은채 퇴사한게 패착이었다.


질병으로 인한 퇴사를 고려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고려해야할 사항이고 고용보험지원센터에서 중점으로 보는 사항이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양식 - 질병 등으로 인한 퇴사 확인서]


질병퇴사확인서.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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