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ify Daylist를 통해 배우는 Personal UX -뮹작가
✅ 이 글은 이런 분께 도움이 됩니다: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가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궁금한 분
음악 추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싶은 테크/UX 기획자
Spotify Daylist를 써봤거나, 비슷한 개인화 서비스가 흥미로운 분
월요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포티파이를 열었더니 "월요일 아침 도파민 충전"이라는 제목의 Daylist가 나타납니다. 점심시간 즈음엔 "집중이 필요한 오후 lo-fi 비트", 퇴근길엔 "저녁 Chill 한 도시 팝"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마치 내 하루를 누군가 지켜보며 음악을 선별해 주는 듯한 느낌, 혹시 여러분도 경험해 보셨나요?
⚠️ 참고로 이 Daylist 기능은 출시된 지 6개월이 넘은 (국내 출시 2024년 9월, 해외 출시 2023년 9월) 뒷북 리뷰입니다.
Spotify의 Daylist는 사용자의 청취 습관과 기분에 따라 하루에 최대 12회까지 자동으로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하는 기능으로, 전 세계 사용자들 사이에서 놀라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Daylist는 사용자의 일상 리듬에 맞춰 변화하는 살아있는 음악 추천 서비스입니다. 아침에는 활기찬 곡으로 시작해 저녁에는 차분한 분위기로 전환되는 이 기능은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 사용자의 기분과 상황에 맞는 음악을 제공합니다. 사용자가 특정 시간대나 요일에 주로 듣는 음악을 분석하여 생활 패턴에 최적화된 곡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 개인화된 음악 경험은 사용자의 일상 리듬에 맞춰 완벽하게 조화되며, "나만을 위해 준비된 음악"이라는 감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런데 과연 이 '개인화'는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아래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AI 알고리즘이 말아주는 음악 취향
2️⃣ 맥락까지 고려하는 AI의 공감 능력
3️⃣ UX 디자인의 힘
Spotify는 여러 AI 기술을 조합하여 Daylist의 추천 품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Spotify는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복잡한 AI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화된 음악 추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단순히 "이 노래를 좋아했으니 비슷한 노래를 추천해 줄게"라는 수준을 넘어서는데요.
이 알고리즘은 단순히 '무엇을' 들었는지뿐만 아니라 '어떻게' 들었는지까지 분석합니다. 재생, 건너뛰기, 반복 재생, 좋아요 표시 등 사용자의 모든 행동이 데이터로 수집되어 더욱 정확한 취향 분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제가 아침 7시에 들었던 노래, 금요일에 주로 즐기는 장르, 심지어 특정 곡을 스킵했던 패턴까지 분석하다 보니, 제 금요일 저녁의 기분을 저보다도 더 정확히 읽어내기도 합니다.
Spotify는 두 가지 핵심 기술을 활용합니다.
✅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용자들의 패턴을 분석해 곡들 간의 연관성을 파악합니다.
✅ 콘텐츠 기반 필터링(Content-based filtering): 노래의 BPM, 볼륨, 에너지 수준, 템포, 어쿠스틱/전자적 요소 등 400개가 넘는 음악적 특성을 분석하여 사용자 취향과 일치하는 곡을 찾아냅니다.
이는 마치 "이 사용자는 비 오는 날 재즈를 좋아하고, 출근길에는 팝을 선호하며, 이 노래를 들을 때 반복 재생 버튼을 자주 누른다"와 같은 복잡한 패턴을 파악해 추천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Daylist의 진짜 매력은 사용자의 맥락(context)까지 고려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좋아하는 음악 장르만 보는 게 아니라 시간대, 요일, 계절, 위치, 심지어 그 지역의 문화적 이벤트까지 고려합니다.
어제 비 오는 오후에 Spotify가 "비 오는 도시의 감성 팝"이라는 Daylist를 제안했을 때, 정말 “이 앱은 창밖도 보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Spotify는 날씨 API를 활용해 사용자의 현재 환경에 맞는 음악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시간대, 요일, 날씨 등의 맥락을 통합함으로써 Daylist는 “지금 이 순간의 기분”에 가장 적합한 노래들을 뽑아내어 줍니다. 즉, 아침 출근길, 점심 휴식 시간, 주말 저녁 등 상황별로 달라지는 기분과 활동에 맞춰 음악이 따라 변하도록 AI가 조율해 주는 것입니다.
Daylist의 UX 디자인은 개인화 경험을 더욱 강화합니다.
“수요일 아침, 짝사랑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desiderium unrequited love wednesday morning)”와 같은 독특한 제목은 우연이 아닙니다. 스포티파이는 자연어 처리(NLP)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청취 패턴과 선호 장르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플레이리스트 제목을 생성합니다.
이렇게 개인화된 제목은 강력한 심리적 효과를 발휘합니다. "이 플레이리스트는 정말 나를 위해 만들어졌구나"라는 느낌을 심어주죠. 사용자는 매번 달라지는 제목을 보며 자신의 음악 취향 변화상을 확인하게 되고, 때로는 그 공감 가는 혹은 예상치 못한 제목에서 재미를 느끼기도 합니다.
Spotify UX 팀의 진짜 똑똑한 점은 '발견의 기쁨'을 설계했다는 것입니다.
✅ Daylist는 홈 화면 최상단에 배치되어 사용자가 가장 먼저 접하게 됩니다.
✅ 하루 중 여러 번 접속할 때마다 바뀌는 플레이리스트는 "어떤 음악이 기다리고 있을까?"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실제로 Spotify 개발팀은 사용자들이 "오후 3시에 어떤 Daylist가 나올지 확인하기 위해 앱을 여는" 행동 패턴을 설계했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한 추천을 넘어 일종의 '음악적 이벤트'를 만들어냅니다.
그 외에도 자잘한 UX가 녹여져 있습니다. 플레이리스트 커버는 하루 시간대에 따라 동적으로 변하며, 오전에는 밝은 색조로 시작해 저녁에는 어두운 색상으로 바뀌어 실제 하늘의 색 변화를 반영합니다. 이러한 시각적 요소는 "지금 이 순간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라는 느낌을 강화합니다.
또한 Spotify는 Daylist를 소셜 미디어에 손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특별한 공유 기능을 제공합니다.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이미지와 함께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친구들과 공유함으로써 사용자 간의 음악 경험 공유를 촉진합니다. 이러한 소셜 요소는 Daylist의 인기를 더욱 높이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Daylist는 Spotify의 가장 성공적인 기능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3년 9월 출시 이후 불과 1년 만에 전 세계로 확대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으며, Spotify 사용자의 70%가 매주 꾸준히 이 기능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플레이리스트 제목을 공유하며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Daylist는 Spotify의 음악 발견('디깅') 기능 중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수백만 건의 플레이리스트가 공유되었습니다. 이러한 높은 참여율은 Daylist가 단순한 기능을 넘어 사용자들의 일상에 깊이 통합된 경험이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Spotify Daylist의 성공은 AI + UX의 조합이 사용자의 “이건 진짜 나를 위한 음악이야”라는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이 작은 플레이리스트에 얼마나 많은 기술과 디자인 철학이 담겼는지…!)
서비스 기획자인 제게 ‘개인화’라는 단어는 ‘양날의 검’ 같은 존재입니다. 기분에 따라 추천하는 컨셉은 너무 오래전부터 많이 소비되어 와 식상하지만 실제로 사용자들이 체감할 만큼의 만족스러운 맞춤형 서비스를 설계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AI 기술을 냅다 사용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여정에서 어떤 포인트에서 사용자들이 ‘개인화’가 되었다고 느끼는지를 포착하고, 그걸 기술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Daylist의 성공은 단순히 뛰어난 알고리즘 덕분만은 아닙니다. "나를 위한 것"이라는 느낌을 주는 섬세한 UX 디자인, 적절한 타이밍, 그리고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이 존중받는다고 느끼게 하는 전략의 조합입니다. 그리고 이 조합은 사용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청취 경험을 제공합니다.
아마도 오늘 저녁, 저를 위한 또 다른 음악 여정이 기다리고 있겠죠.
Spotify의 ‘모두가 바라던 것을 실현하는 능력’에 감탄을 하며 이번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