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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작가 Oct 04. 2022

사화

꽃들이 죽었다
한해를 넘기지 못하고
결국 스러져 버렸다
꽃들의 시신이 쌓였다

그 시신 틈에서
조화가 고개를 내밀었다
생명을 담지 못하여
조롱을 잔뜩 받은 조화였다

한해를 넘는 것은
이미 죽은 조화뿐이었다
생명을 담지 못한
껍데기만 남았다

일생을 죽음으로 산 꽃이
가장 오랫동안 살아서
다음 해의 햇살을 받고
유일한 작년의 꽃이 되었다



2019.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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