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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작가 Mar 24. 2023

목련

목련이 무섭게 피었다

웅크린 몸을 언제 다 폈는지

허공을 찢고 하늘에 희게 폈다


너도 목련을 보고 있을까


벚보다 수려한 목련이

네 시선을 빼앗기는 했을까


그곳에서 피었을 목련이

만약

네 발을 잠시라도 묶었다면

네가 목련에 네 찰나를  떨어뜨렸다면


우린 함께 있는거야


목련은 전해줄거야

우리의 눈짓을 저 창천 너머로


우린 멀어도 가까이 있고

잊어도 잊지 않거야


긴 생에 걸쳐 목련을 보고 있노라면

언젠가는 한 뼘 옆에 내가 있을거야


그러니 우리

너는 목련을 바라봐주길 바라



20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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