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무섭게 피었다
웅크린 몸을 언제 다 폈는지
허공을 찢고 하늘에 희게 폈다
너도 목련을 보고 있을까
벚보다 수려한 목련이
네 시선을 빼앗기는 했을까
그곳에서 피었을 목련이
만약
네 발을 잠시라도 묶었다면
네가 목련에 네 찰나를 떨어뜨렸다면
우린 함께 있는거야
목련은 전해줄거야
우리의 눈짓을 저 창천 너머로
우린 멀어도 가까이 있고
잊어도 잊지 않는거야
긴 생에 걸쳐 목련을 보고 있노라면
언젠가는 한 뼘 옆에 내가 있을거야
그러니 우리
너는 목련을 바라봐주길 바라
2023.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