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

by 식작가

올해도 기지개를 피는구나

긴 겨울 몸이 쑤셨겠구나


너는 그 자리에 있었지

혹한을 버티며 올곧게 있었구나


그래서 원망스럽다

거르지 않고 틔울 준비를 해서


네 죄가 있겠냐만은

오늘은 내 탄식을 들어주어야겠다


기억이 나겠어

너 때문에 너가 피어나겠어


그렇게 속 없이 흐드러지게 피어

또 내 맘에서 난장을 피우겠구나


올해는 글렀으니 내년이라도

개화 따윈 없었으면 좋겠구나


기억 따위라도 없기를



20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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