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미리 보기였다.

이동하는 순간이 모여서...

by 버들s

허세는 내가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내가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이동하는 순간'인 것이다.


내가 부린 허세는 거짓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삶을 향해 던진 '삶의 미리 보기'였다




결혼 전 내 원가족 분위기는 원망과 걱정, 그리고 한숨으로 가득했다

초등 고학년 때 꿈을 물어보는 선생님께 '현모양처'라고 대답했다. 그 대답에 선생님과 아이들이 웃었다.

그래서 중학생 때는 꿈에 대해 '평범한 사람이요!'라고 대답하니 선생님은 '평범한 게 제일 어려워' 하셨다.


남들이 웃었던 '현모양처', 선생님이 제일 어렵다는 '평범한 사람'이 꿈이었던 나는 '지금 행복하지 않아요. 현모양처가 되어 남들처럼 행복한 가정에서 살고 싶어요'라는 내 마음이 표현이었던 것이다.

친구들은 다 행복하게 사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나만 더 특별하게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었다.


집에서 도망치듯 빠른 결혼을 했던 나는 밝은 가정을 가지고 싶었다.

경제적인 여유는 내 마음대로 될 수 없지만 밝고 따뜻한 가정은 내 노력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방법은 모르나 분명하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알았다.

자라면서 제일 듣기 싫었던 '너네 아빠 때문에~, 너네 아빠는~'으로 시작하는 말과 '돈 없어, 빚 때문에'라는 소리만 하지 않으면 밝은 가정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내가 듣기 싫었던 말을 입에 담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녀 교육에 관한 책을 읽는데 '엄마 얼굴이 가정의 얼굴이다'는 글귀가 내 눈과 가슴에 박혔다. 내가 하는 말이 아니고 내 얼굴, 내 표정이 우리 가정의 얼굴, 모습이 된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가정의 모습과 표정을 내 얼굴에 담아야 하는 것이란 걸 깨닫게 된 것이다.

변해야 할 것은 내 얼굴 표정인 것이다.


당시 생각지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집안에 근심이 가득한 시기라 웃음은 사치이고, 미안하기조차 했던 시기였다. 당연히 얼굴엔 근심과 우울함으로 어두움만 가득했다.

나는 내가 처음 목표로 했던 ‘밝은 가정’을 떠올렸다. 어려운 것은 내 마음대로 해결 하지 못하지만 내 표정은 내 마음대로 변화가 가능하다. 나는 행복하지 않지만 행복하기 위해 행복 할 때 웃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행복한척 허세를 부리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나는 웃었다. 최대한 밝게 웃었다.

웃으면서, 더 웃으려고 노력했다.

밝은 가정을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내가 느꼈던 결핍을 아이들에게 알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얼굴을 마주하게 되면 웃었고, 말을 할 때도 최대한 미소를 지었다.

가장 신경 쓰며 웃으려 했던 때가 퇴근 후 집에 들어오는 그 순간이다

하루 종일 엄마를 기다렸을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담아 가장 밝게 웃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섰을 때, 아이들이 내 표정을 가장 집중해서 보기 때문에 그 순간의 내가 짓고 있는 첫 표정이 참으로 중요했다. 그 순간의 내 표정이 그날 저녁 우리 집안의 분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굳어 있는 내 얼굴 표정을 풀고 문을 열어야 했다.

회사에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었어도 우리 집 현관 밖의 일이다.

그래서 난 매일 현관 앞에서 변신을 했다.

'직장인'에서 '엄마'의 옷으로 갈아입으며 얼굴을 웃는 모습으로 채우려고 애썼다.

마치 면접을 앞둔 사람처럼 '아에이오우, 푸르르!, 아에이오우, 푸르르! 하며 입을 풀었다.

굳어 있던 입을 풀어 방긋 미소를 장착하고 현관문을 열었다.


"엄마 왔다~!"

그러면 두 아이들이 밝게 웃으면서 뛰어나온다.

안아주거나 그런 건 없다. 나도 웃고, 아이들도 웃으며 마주 볼뿐이다.

나는 저녁을 준비하고 아이들은 내 옆에서 하루 종일 있었던 얘기를 늘어놓는 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게 저녁 시간은 웃음으로 가득한 시간, 행복한 가족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일부러 웃는 척했던 나의 허세는 내가 원하는 모습의 가정을 갖기 위해, 웃는 사람으로 순간이동하는 나의 노력과 용기에서 나온 것이다.


가정을 꾸리고 노력하면 살아온 지 30년이 흘렀다.

지금, 우리 가족들은 밝게 잘 웃는다.

말이 없는 남편과 아들도 크게 잘 웃으며,

결혼한 딸은 시댁에 '웃음 바이러스' 를 옮기는 중이다

나의 허세로 내가 원했던 가족의 모습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나를 내가 되고 싶어 노력했던 그 모습으로 정착시켰다.

일부러 만들려고 애쓰지 않아도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미소가 먼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얼굴 표정이 밝아지니 삶이 밝아지고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순간 이동하는 허세를 매일 노력해서 부리다 보니

결국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허세가 아닌 진짜 내가 되어 있는 것이다.


내가 부린 허세는 거짓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삶을 향해 던진 '삶의 미리 보기' 였던 것이다

'허세가 내가 되는 마법'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