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을 여행] 영국 길포드 Stoke Park
집 안의 취미방
런던 남서쪽 근교에서 한 달 이상 머물 작은 방을 알아보기 위해, 영국 현지인이 사는 집 구경을 다녔다. 2층 집이 대부분이었던 오래된 주택(단독 집은 detached house라 불린다.) 안에 집의 한쪽 구석이나, 2층 계단으로 올라가는 틈새 공간에 작은 방들이 공통적으로 있음이 눈에 띄었다. 작은 방에는 좋아하는 한 가지로 가득 차 있었다. 프리미어 리그 축구팀의 레플리카 또는 가수 콜드플레이의 브로마이드가 벽에 걸려 있었고, 방안 가득히 레고 밀레니엄 팔콘이 원형 탁자 위에, 그리고 어떤 집은 전자 기타가 놓여 있었다. 일종의 취미방이다.
모형 증기기관차
모임에서 만난 한 명이, 방 안 가득히 모형 기차를 수집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흥미 있게 들었다. 영국에는 150 개 이상의 모형 기차 동호회가 동네마다 있었고, 매년 함께 모여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증기 기관차가 맨 처음 영국에서 발명된 것을 고려할 때, 영국인들의 증기 기관차에 대한 사랑은 짐작할 만하다.
버밍엄을 못 가서 리밍톤 스파의 헛간에서 모형 기차 전시회가 열린다. 행사 규모는 작지 않았고, 다양한 스케일의 수 백 대의 모형 기차가 달리고 있었다. 예전 시골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여기에 기차가 달리는 모습을 보러 전국에서 구경을 온다.
길포드 Stoke Park
한 번은 써리 카운티에 위치한 길포드의 Stoke Park에 있는 모형 기차를 찾아가 보았다. 모형에 그치지 않고, 석탄으로 실재 동작하는 것을 모사한 모형 증기기관차는 어른과 아이 10명 정도 태우고 달리고 있었다. 모형 기차를 만들고 운영하는 분들은 이전에 기관사를 하였거나 기차역에서 일하였던 분들이 많았다. 증기 기관차 모형을 만들고,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공원을 통해서 같은 분야에서 일하였던 분들의 관계를 이어갔고, 청소년들에게 같은 취미를 소개하고 확산하여 가는 공유의 장의 역할을 했다. 길포드 시는 공원 한 켠에 이들을 위한 10,000 제곱미터 크기로 공원의 한 구석을 내주었다. 사람이 직접 탈 수 있는 모형 증기 기관차를 보면서, 한 단계 높은 취미의 정수를 보는 듯하였다.
길포드는 우리에게 써리 대학교와 알란 튜링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첫 위성인 우리별 1호는 써리 대학교와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되었고, 기계와 인간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되는 튜링 테스트로 유명한 알란 튜링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길포드 Stoke Park에서의 모형 증기 기관차 탑승은, 즐거움과 함께 멋진 추억을 선사해 주었다. 한편으로는 취미를 위한 작은 공간을 꿈꾸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