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데나에는 새빨간 페라리가 달린다.

[작은 마을 여행] 이탈리아 모데나

by 웨이브리지

조용한 아침에 바게트 조각 몇 개와 함께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심심한 빵 맛에 몇 해 전 겨울 방문했던 작은 도시에서 가져온 발사믹을 종지그릇에 담았다. 순전히 발사믹하면 떠오르는 그 도시에 가 보았다. 모데나는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도시이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이다. 20년 전 이탈리아 북부를 처음 방문했을 때 받은 인상 중 하나도 잉여였다.


담백한 빵을 먹을 때 많이 찾는 발사믹은 영락없이, “Aceto Balsamic di Modena (모데나의 발사믹 식초)”로 적혀 있다. 전 세계의 식탁에 놓이는 발사믹이 이곳 모데나에서 나온다는 것이 신기하다. 최근 독일 농가가 소송에서 이겨서, 발사믹 식초는 이제는 다른 곳에서도 제품이 나오기도 한다. 발사믹은 포도를 주 원료로 하여 오크 통에서 와인과 같이 숙성하는 과정을 거치며, 마치 위스키처럼 12년산, 15년산과 같이 연도가 올라 갈수록 가격이 올라간다.


발사믹 농장을 방문하러 모데나에 갔지만, 이 도시에는 또 다른 매력이 넘쳐난다. 바로 새빨간 스포츠카가 상징인 페라리의 고향이다. 최고 속도 349km/h 속도를 낼 수 있는 새빨간 스포츠카가 달려간다. 2019년에 나온 영화 “포드 vs 페라리”에서 포드가 스포츠카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페라리 회사를 인수할 목적으로 모데나의 페라리 공장을 방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결국 인수를 못하고, 자체 스포츠카 Ford GT를 만드는 과정이 영화의 내용이지만 페라리를 뛰어 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모데나 도시 입구에 있는 엔조 페라리 뮤지엄에 들어서면,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O Sole Mio’노래가 울려 퍼지며 새빨간 자동차가 가득하다. 볼로냐에서 모데나로 가는 길 중간에는 람보르기니, 마세라티의 공장과 뮤지엄이 함께 있다. 그야말로 고급 자동차의 생산 도시이다.


모데나는 페라리, 파바로티, 그리고 발사믹이 있는 도시로 한결같이 없어도 살아 가는 데 불편함이 없지만, 잉여에서 오는 풍부함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여유로와진다. 오늘 아침 커피 한 잔과 함께 ‘O Sole Mio’를 듣는다.

엔조 페라리 뮤지엄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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