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를 따라나선 시원한 여름

[작은 마을 여행] 공주 마곡사와 보성의 김구은거기념관

by 웨이브리지

이번 여행은 김구의 자취를 따라가는 것이다. 전라도 보성, 공주 마곡사를 거쳐, 용산의 효창원을 순서대로 다녀와,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 가장 시원한 시간을 보내었다.


무더운 8월,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 무릉도원인 마곡사 물돌이


김구 은거기념관 (전라남도 보성)

서울에서 전라도 보성까지 가는 길은 멀다. 걸어가면 족히 한 달은 걸렸을 텐데, 치하포 사건으로 투옥 중이던 인천 감옥에서 탈옥하여 아무도 찾지 않는 여기 산골짜기까지 숨어든 것을 보면 김구의 은거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떠오른다. 그가 머물렀던 고택은 백 년이 지나도 옛 자리 그대로이다.


오늘은 우리가 유일한 방문자인가 보다. 김구 은거기념관의 방명록에 글을 남기면서 보니, 한 명도 안 찾아오는 날들을 헤아릴 수 있었다.

김구(당시 김창수)의 재판을 실은 독립신문 (1896년 9월 22일 자)


마곡사 (충청남도 공주)

보성에서 출발하여 다음 날 공주에 있는 마곡사에 들렸다. 마곡사는 신라 때 창건된 절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조계종의 대표 절이다. 특히 깊은 산속 절을 돌아 흐르는 물돌이에 둘러 쌓여 경치가 뛰어나다 보니, 김구도 여기서 속세를 잊고 스님 원종이 되는 결정을 하였다.


기자와 보도차량이 여기저기 보여서 살펴보니, 조만간에 있을 대통령 선거의 후보가 마곡사에 들렸다고 한다. 김구가 주장하던 자주독립, 자유주의, 그리고 문화가 융성한 나라를 이어갈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


효창원 (서울 용산)

광복절 즈음이어서 서울 용산에 있는 효창원과 백범 김구 기념관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을 염려하여 조금 서둘러 갔지만, 동네 사람들이 산책하러 나왔을 뿐, 드문드문 있는 아이와 함께 온 가족과 젊은 연인들이 다시금 보아진다.


백범 김구 기념관은 2002년에 세워져 김구의 연대기 순으로 설명을 하고 있고,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을 이용해 방문자들이 충칭 임시정부 등을 인터랙티브하게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무엇보다 독립운동을 펼친 사람들을 하나씩 매칭해 볼 수 있는 사진과 자료들로 가득하다. 효창원으로 걸어가며 김구와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의 삼의사 묘역, 그리고 그 옆에 안중근 의사의 가묘 앞에서 인사를 한다.


백범일지와 나의 소원이 나온 지 수십년이다. 김구가 나의 소원에서 강조하던 자주독립, 자유주의, 그리고, 문화 융성과 교육 운동에 더하여, 당시에는 살펴보지 못하였던, 현대 사회에서는 고려되어야 하는, 개인주의(타인에 피해를 주지 않는), 과학기술의 발달, 그리고, 소수를 배제하지 않는 정의가 반드시 추구되어야 할 것이다.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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