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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이브리지 May 08. 2021

뒤늦은 아버지와의 대화

[10년 후 더 빛나는 책] 부모님 살아 계실 때 꼭해드려야할45가지

아버지의 슬픈 소식을 접하자마자, 행여나 읽을 시간이 있을까 하여 전에 읽던 다른 책들과 가방을 다 비우고, 마지막 기회 일 것 같아 이 책 한 권을 챙겨 넣었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꼭 해 드려야 할 45가지 (고도원 지음)"


막상 책을 읽은 것은 아버지를 편한 곳에 모셔드리고 온 다음 날 아침, 조용히 탁자 앞에 앉아 한 장 한 장 읽어 나갔다. 살아계실 때 부모님께 해 드려야 할 내용을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야 읽게 되었다.


맨 뒷페이지를 보니, 초판을 샀던 것이 10년도 전에 결혼 한 지 얼마 안 되어 작게나마 효도를 시작할까 하여 제목을 보고 우선 사둔 책이었다. 오늘 펼쳐 보니 불과 세 시간 이면 미리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아버지 젊은 시절꿈과 사랑과 역전의 다큐먼트리도 물어보고. 따로 용돈도 챙겨 드리고, 일하는 곳도 보여드렸으면 자랑스러워하셨을 텐데... 내가 말동무 고 여행을 다녔더라면 그렇게 빨리 아프고 늙지 않으셨을 텐데...


아버지를 멀리 보내드리고 온 다음날 아침, 젊은 시절의 잘 생겼던 빛바랜 사진을 바라보며, 아버지와 대화한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며, 아버지와 함께 했던 희미한 순간들이 연속 떠올라, 가끔 웃음도 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뜨거운 물이 볼에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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