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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아버지와의 대화

[10년 후 더 빛나는 책] 부모님 살아 계실 때 꼭해드려야할45가지

by 웨이브리지

아버지의 슬픈 소식을 접하자마자, 행여나 읽을 시간이 있을까 하여 전에 읽던 다른 책들과 가방을 다 비우고, 마지막 기회 일 것 같아 이 책 한 권을 챙겨 넣었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꼭 해 드려야 할 45가지 (고도원 지음)"


막상 책을 읽은 것은 아버지를 편한 곳에 모셔드리고 온 다음 날 아침, 조용히 탁자 앞에 앉아 한 장 한 장 읽어 나갔다. 살아계실 때 부모님께 해 드려야 할 내용을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야 읽게 되었다.


맨 뒷페이지를 보니, 초판을 샀던 것이 10년도 전에 결혼 한 지 얼마 안 되어 작게나마 효도를 시작할까 하여 제목을 보고 우선 사둔 책이었다. 오늘 펼쳐 보니 불과 세 시간 이면 미리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아버지 젊은 시절의 꿈과 사랑과 역전의 다큐먼트리도 물어보고. 따로 용돈도 챙겨 드리고, 일하는 곳도 보여드렸으면 자랑스러워하셨을 텐데... 내가 말동무 하고 여행을 다녔더라면 그렇게 빨리 아프고 늙지 않으셨을 텐데...


아버지를 멀리 보내드리고 온 다음날 아침, 젊은 시절의 잘 생겼던 빛바랜 사진을 바라보며, 아버지와 대화한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며, 아버지와 함께 했던 희미한 순간들이 연속 떠올라, 가끔 웃음도 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뜨거운 물이 볼에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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