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아침부터 행복해지는 습관 -5
행복호르몬 4. Endorphin
by 행복실천가 오원식 Nov 27. 2024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암환자의 마지막 진통제로 쓰이는 모르핀이라는 마약을 들어봤을 것이다. 영국과 청나라 간의 아편전쟁을 유발하고 청나라 몰락의 신호탄이 된 아편의 주성분이다. 그래서 중국은 마약사범에 매우 냉정하다. 사실 모르핀이 주성분인 아편은 수메르 시절부터 사용해 왔을 정도로 가장 오래된 의약품 중 하나다. 백승만 교수의 <대마약시대>에는 생후 1년 미만이 갓난아이를 달래는 '윈슬로 부인의 진정시럽 Mrs. Winslow's soothing syrup' 이야기가 나온다. 이 시럽은 아이들을 진정시키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었을 뿐 아니라 이가 날 즈음의 아기를 달래는데 쓸 수도 있을 정도로 다양하게 아이를 진정시킬 수 있었으며 한 병에 불과 25센트 밖에 하지 않아 100만 병 이상 팔리기도 했다. 이 약의 주성분이 모르핀이다. 왜 갑자기 마약 이야기를 할까? 엔도르핀(Endorphin)은 Endogenous Morphine(몸의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모르핀)이라는 뜻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모르핀이 외부에서 만들어진 엔도르핀이라는 말이 맞다. 엔도르핀 또는 엔돌핀이라 불리는 이 행복호르몬을 대한민국의 중장년층은 누구나 안다. 대한민국에는 IMF 시절 엔도르핀 전도사 고 황수관 박사님이 계셨기 때문이다. 나 역시 엔도르핀을 만드는 제일 쉬운 방법을 알려주신다며 배를 두드리면서 '하! 하! 하!'하고 웃으시던 황박사님을 많이 따라 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는 mother, 두 번째로 아름다운 단어는 father... 였으면 좋겠지만 faith, 세 번째는 father... 였으면 좋겠지만 smile, 네 번째는 father... 였으면 좋겠지만 love." 감동과 웃음을 들었다 놨다 하셨던 분이시다.
4. Endorphin
엔도르핀의 효능
우리 몸에서 생성되는 마약에 버금가는 이 호르몬은 우리에게 단순한 행복감뿐만 아니라 극심한 통증도 상쇄시킬 수 있는 쾌감을 선사한다. 학교 다닐 때 수업 시간에 키득거리다 선생님께 엉덩이를 맞으면 생각보다 견딜만했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 매운 음식을 먹고 나면 혀가 얼얼하다가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엔도르핀이다. 발가락 끝을 모서리에 강하게 박아 피멍이 들 때 처음에 극심한 고통을 지나 어느 순간 기분이 좋아지는 희한한 경험을 해 보았는가? 엔도르핀은 극심한 통증이나 격렬한 운동을 할 때만 분비되는 것은 아니다. 즐겁게 운동할 때나 웃을 때도 적절하게 분비가 된다. 특히 긴장을 하거나 불안한 상태에 있다가 불안이 해소되고 편안한 상태가 되면 웃음이 터지는데 이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의 고통을 덜기 위해 웃음을 통해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것이다. 우리가 즐겁게 웃고 떠들고 나면 다시 기분 좋게 일이나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이유는 엔도르핀이 도파민의 효과를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세로토닌이 분비가 엔도르핀의 생성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이래저래 기분이 좋을 일을 하면 엔도르핀이 생긴다. 엔도르핀은 내 몸에서 만들어내는 최고의 진통제이자 면역력을 높여주고 항암효과까지 갖는 우리 몸의 수호신 호르몬이다. 타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확률이 낮고 불규칙할수록 도파민 분비가 잘 된다. 슬롯머신의 원리다.) 부지런히 아재개그를 휘두르는 나는 엔도르핀을 사랑한다. 길을 걷다 보면 아무도 웃지 않을 때 '이때가 찬스다!' 하며 혼자 웃는데 그게 웃겨서 또 웃게 된다. 서초동 한복판에서 아무도 웃지 않기에 '나 외에 처음 웃는 사람을 볼 때까지 웃어야지.'하고 눈꼬리는 내리고 입꼬리에 힘을 주고 올려 웃기 시작했는데 10여분을 미친놈처럼 히죽거리다 입꼬리가 아파서 그만둔 적이 있다. 입꼬리가 아팠으니 엔도르핀이 나왔을 것이다.
엔도르핀 부작용
당연히 엔도르핀의 부작용은 모르핀 같은 중독이다. 운동을 격렬하게 하면 체내에 젖산과 피로물질이 쌓이는데 이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엔도르핀이 분비되고 이는 다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최고의 진통제를 통해 우리는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반면 이 호르몬에 중독되면 우리는 어떠한 고통을 감수하고도 엔도르핀을 얻기 위해 집착하게 된다. 등산, 축구, 마라톤, 그리고 웨이트 트레이닝 등 주변에서 운동을 즐기다 중독에 빠져 몸을 망가뜨리는 사람이 다분하다. 엔도르핀은 짧게 분비되고 빨리 분해된다. 뇌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조절하진 않지만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행동중독에 빠지는 것이다. 적절히 사용하면 최고의 활력과 유쾌한 삶을 주지만 중독에 빠지면 내 몸을 파괴시키고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결과가 기다린다. 두 번째 부작용은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해 엔도르핀의 과잉분비로 인해 마약중독환자와 같은 망각, 환상, 사회성 결여등의 정신질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스트레스는 참는다고 참아지는 것이 아니다. 견디지 말고 건강하게 엔도르핀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만 전두연합령(인간의 뇌에서 가장 고도의 사고를 할 수 있는 최상위영역)을 자극하는 활동의 경우 음성피드백이 없어 무한대의 엔도르핀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엔도르핀 주의사항
아버지께서 항상 말씀하셨다. "좋은 것을 너무 쉽게 반복하면 귀한 줄 모르게 된다." 행복심리학의 창시자 에드 디너(Ed Diener) 교수는 말했다. "행복은 강도보다 빈도다."
엔도르핀 사용법
네 가지 호르몬을 설명했지만 사실 각 호르몬은 모두 별개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관여하고 어떠한 행동이나 물질이 여러 종류의 행복호르몬을 분비시킨다. 기분이 좋아 웃음 짓게 되는 모든 감정에는 엔도르핀이 관여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엔도르핀을 유발하는 행동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여러 행복호르몬들과 적절히 섞거나 엔도르핀이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행위를 통해 즐기는 것을 권한다. 운동을 하더라도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정도를 넘어서면 독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웃음을 추천한다. 아재개그를 하는 요즘 남들이 안 웃어도 내가 웃겨서 좋을 때가 많다. 좋을 때다. 엔도르핀 생성 방법 중 가장 추천하고픈 방법이 있다. 전두연합령(사고, 의지, 창조, 인격 등의 중추를 담당한다.)을 자극하여 발생하는 엔도르핀은 다른 경우와 달리 오랜 시간 지속된다. 지식의 탐구를 통한 쾌감, 명상, 올바른 일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일 때 등 우리가 생각하는 옳은 일이 좋은 일이 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엔도르핀은 아이들 호르몬이다. 좋아 죽고 웃겨 죽는다.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보면 나도 웃게 된다. 한 번 성내면 한 번 늙고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진다 했다. 자주 웃으면 더 젊어질 수 있다 하니 아이들 호르몬이 맞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염되면 안 되지만 웃음 바이러스는 전염되어도 좋다. 여러 사람이 웃고 떠들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이미 웃을 준비를 하면서 묻는다. "뭐야? 뭐야? 뭐가 재밌어?" 엔도르핀도 아이들도 가만 내버려 두면 소위 한도 끝도 없는 통제불능 상태가 된다. 중독이 그렇다. 엔도르핀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내 삶의 곳곳에서 나오는 작은 엔도르핀들을 모아 모아서 즐기기를 바란다. 나는 약국에서 어떻게든 웃기고 싶다. 약국에 오신 분의 "혹시 죄송하지만 여기에 OOO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너무나 좋아한다. 나는 항상 "혹시 있나 물어보신 OOO, 역시 있습니다."라는 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나는 웃는 사람을 보는 게 그렇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