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조 Jan 03. 2025

새해를 맞이한 변명들

왜 브런치를 소홀히 관리하게 될까?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나요?


오롯이 저의 양심의 가책에 달린 브런치 업로드를

저번주에는 건너뛰고 말았네요.


(제 글을 기다리시는 분들은 별로 없겠지만)

송구스럽습니다.



사실 그간 저에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회사 일, 제 개인적인 일까지 마구잡이로 닥쳐오면서 

우울에 갇히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연말에는 남은 연차를 털어서 제주도에 있었고

독립서점과 미술관, 카페를 오가며

그토록 좋아하는 바다를 내내 들여다보며 쉬었습니다.


제주 바다의 색은 언제 봐도 좋아요



쉬었다고 보기에도 조금 애매한 것이

저는 생각이 정말 정말 많은 사람이어서요.


드라이브하는 순간,

그림을 보는 순간,

커피를 마시는 순간까지도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고 싶은지 고민했던 것 같아요.


고민들을 종이에 모두 적고

저만의 해결책까지 달아둔 뒤에서야

조금은 안심하며 여행을 마쳤습니다.


해결책이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요.


필사하는 습관은 제주에서도 지키려고 노력했답니다



 

새해 계획을 짜면서 문뜩

'나는 왜 글을 쓰지?' 

'나는 왜 브런치에 글이 쓰기 싫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는 제 안의 세계가

글이라는 실타래를 통해 하나의 물성을 가진 존재가 되는 게 좋아요.


밀가루와 계란과 버터가 모여서 반죽이 되고

오븐에 들어가 하나의 '빵'으로 재탄생되는 과정이

따뜻하고 행복한 순간인 것처럼


제 상상력과 고민들이 모여서

누군가를 웃고 울리는 글이 되는 과정이 좋거든요.



그런데 브런치에 올리는 글은

'단상'에 그치는 짧은 글만 시간에 쫓겨서 올리게 되니

질퍽한 반죽에 불과한, 덜된 빵을 바라보는 느낌이랄까요.


그렇다고 소설을 이곳에 연재하기에는

여러 주변분들이 저작권의 문제를 언급하시며

올리는 것을 반대하셨기에

그것도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았어요.

(새로운 소설 하나를 준비 중이거든요.)


더욱이 저는 사랑 얘기로 브런치를 시작하긴 했지만

딱히 사랑 얘기만 쓰는 사람도 아니라서요.


시사, 교양, 영화, 여행 등 너무나도 다양한 세상 것들을 사랑하는데

'연애'라는 범주 하나로 좁혀져 버리니까 

되려 숨 막히다는 느낌이었어요.



차라리 아무 내용이나 일주일에 두세 번 쓰라면 쓰겠는데

연애에 관한 내용을 써야 하나? 진짜 그게 답인가? 싶어서

멈칫하게 되고

고민하니까 글은 뻘글이 되고

그러니까 쓰기 싫고

그게 반복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브런치 페이지가 그리 대단한 사랑을 받는 것도 아니고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공간이라면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올리면서

적어도 글쓰기 중단은 말아야겠다,라는 결론을 얻었어요.



글쓰기를 싫어하고 싶진 않거든요.

(글 쓰는 게 얼마나 재밌는 일인데!)



새해에는 더 가열하게 글을 써보자는 계획도 세워두었기에

괜스레 변명 섞인 글을 남겨봅니다.



늘 좋은 글을 쓸 수도 없고

제가 그리 대단한 글쟁이도 아니지만

글쓰기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면 족할 것 같아요.



12월의 겹동백. 참 예뻐요.




가끔씩이나마 들러주셔서

좋아요도 눌러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는 웃는 순간을 많이 만드셨으면 좋겠어요.




늘 감사합니다.





유조 드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