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 커피와 결단의 식탁

예술가의 식탁

by 레몬푸딩

베토벤의 식탁은 화려하지 않았다.
그 위에는 늘 비슷한 것들이 놓였다.
커피, 빵, 그리고 침묵.

그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
원두를 직접 세어 내렸다고 전해진다.
대략 60알.
그 숫자는 습관이자 의식이었고,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 작은 결단이었다.

베토벤에게 커피는
향을 즐기는 기호품이 아니라
정신을 정렬하는 도구였다.

식사는 단순했다.
수프와 빵, 때로는 소박한 고기 요리.
그러나 그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거대한 교향곡이 울리고 있었다.

식탁은 대화의 자리가 아니라
결심의 자리였다.

고요히 앉아 한 모금 마신 뒤,
그는 다시 악보 위로 몸을 기울였다.
그리고 운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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