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을 쭉 그을 줄 안다.
이곳에
스스로 선을 그어 나눈다.
얼마나 길게 그을지 모르지.
선이 생기면
어느 한쪽에 내가 있다.
다른 한쪽으로 넘을 줄 안다.
보다 더 두꺼운 선이 그어 있다.
이미 있던 선이다.
그 선을 넘어 볼 수 있고
넘을 때,
누가 뭐라고 하기도 한다.
선 중,
결코 넘을 수 없는 선도 있다.
내가 어쩌지 못할 선이 그어져
넘어 가질 못한다.
그 선을 만나고
내가 그려왔던 선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넘질 못할 선과
넘을 수 있어도
넘는다면 내가 사라질 선,
그 경계를 만나고
난 더 빠르게 사라져 간다.
아니, 사라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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