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떠 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우리 이야기)

by c 씨



실제로 있었던 일이야.


더운 여름, 일주일 동안

태어나 그렇게 집중하며

잠도 못 잘 줄 몰랐지.


다른 사람이 다른 사람의 글을

짜깁기 하였는데 뒤죽박죽이었지.

200쪽이 넘는데

전부 짧은 시간 동안

글이 이어지도록 다 바꾸어야 했지.


그런 게 두 권이었어.

처음으로 한낮에

머리가 몽롱해지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몸은 자꾸 옆으로 쓰러지려고 했지.

잠이 모자랐던 거야.


머릿속에서는

전체 글 구조를 바꾸고

다양한 글의 일부분들을 잘 이어

하나의 글로 읽히도록 자리를 잡아가야 했지.

엄청나게 뇌가 움직여야 했던 거야.


그러다 태어나 처음 겪었지.

갑자기 컴퓨터 화면을 보던 눈 앞이

새까맣게 되어 버렸어.

분명 지금 눈을 깜빡이며 깨어나

의자에 앉아 글 작업 중이라는 걸 알아.


그런데 진짜 까맣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거야.


너무 놀라 멍하게 있다

옆에 몇 걸음이면 벽에 걸린 거울이 있어서

천천히 다가가 보았지.


여전히 까만 상태야.

내가 안 보여.

점점 공포가 밀려오고

내 눈이 어떻게 된 게 아닌가

눈을 감고 몇 초, 몇 분을 가만히 보냈어.


너라면 그 짧다 할 순간 눈 떠 있어도

세상이 까맣고 아무것도 안 보이면 어떻겠어.


"눈이 잘못된 게 아니야."

"눈에 피가 안 가고 뇌에 피가 몰렸던 거야."


뇌가 엄청나게 일을 하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갑자기 뇌에 피가 몰리면

눈으로 가던 피가 뇌에 가게 돼.

그러면 니가 보던 세계가 없어져.


너는 눈이 떠 있어도 새까맣던 세계로 본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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