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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택 Nov 05. 2020

천국과 어린아이

산책의 시간 / 인격 006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가 어린아이의 것이라고 선언하셨다.


  그러면서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막 10:14-15). 그렇다면 ‘어린아이와 같이’라는 말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어린아이의 어떤 성품이 천국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일까? 대표적인 특징 두 가지만 들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특징은, 솔직(정직)하다는 점이다. 설령 거짓말을 하더라도 어른들처럼 교묘하지 않고 어설프다. 그래서 금방 들통난다. 들통난 거짓말에 대해서는 곧바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기도 한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다윗은 자신의 방패를 정직한 자를 구원하시는 하나님께 두었다. “나의 방패는 마음이 정직한 자를 구원하시는 하나님께 있도다”(시 7:10).


  그에 반해 어른들은 솔직하지 않고, 능수능란하게 거짓말을 구사한다. 거짓말이 들통나더라도 그것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교묘하게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거짓말을 합리화하려고 사력을 다한다.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그 거짓말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그래서 거짓은 참된 회개에 걸림돌이 되고, 결국에는 그토록 바라던 구원도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두 번째 특징은, 겸손하다는 점이다. 국어사전은 겸손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 따라서 겸손에는 두 가지의 태도가 들어 있다. 하나는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을 낮추고 내세우지 않는 태도이다. 어린아이는 이 두 가지 태도에 모두 충실하다. 어린아이는 어른들, 특히 자기 부모를 자신의 아빠 엄마로 인정하고 존중한다. 어린아이는 자기가 어른보다 잘났다고 나대지 않고, 자기 부모나 다른 어른들을 자신의 롤모델로 삼기도 한다. 바로 이러한 모습이 어린아이의 정체성이다.


  어린아이와 비교할 때 어른들은 어떨까? 더러 그렇지 않은 어른들도 있지만, 대부분 교만하다. 서로 ‘누가 크냐’는 문제로 논쟁까지 벌였던 제자들처럼(막 9:33-34), 서로 첫째가 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대접을 받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런 태도는 하나님을 향해서도 똑같은 모양으로 이어진다. 하와처럼 자신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버리고 자신이 자기 인생의 하나님이 되려고 한다(창 3:5-6). 그래서 그 길 끝에는 구원이 아닌 신기루만 존재하는 것이다.




  성경에 보면 정직하고 겸손한 어린아이와 정반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바리새인들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바리새인들의 누룩, 곧 그들의 외식을 주의하라고 말씀해 주셨다(눅 12:1). 외식은 ‘위선’을 의미한다. 위선은 겉으로만 착한 체하는 짓(일)이다. 따라서 위선은 거짓이다. 그들이 이런 위선을 버리지 못한 이유가 어디에 있었을까? 사람들로부터 자신들이 의롭다는 칭찬을 받기 위해서였다. 자신들이 일반 백성들보다 더 나은 존재, 즉 첫째가 되려고 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교만이 위선의 발단이 되었다.


  우리는 이런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사람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수 없다. 주님의 말씀대로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어린아이와 같은 ‘정직’은 우리의 죄를 인정하고 회개하는 길로 인도한다. ‘겸손’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선물로 안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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