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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택 Nov 19. 2020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

산책의 시간 / 의사 누가와 함께하는 04


  1. 침례 요한이 외친 소리


  예수님은 수많은 사람 앞에서 침례 요한에 대하여 이렇게 평가하셨다.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요한보다 큰 자가 없도다”(눅 7:28). 성경 속에는 위대한 인물들이 수많이 등장한다. 그들의 인격과 그들의 삶은 평범한 우리의 기를 꺾어 놓을 정도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 모든 인물을 제쳐두고 요한이 가장 큰 자라고 선언하셨다.




  ‘노아’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하나님과 동행하였던 노아는, 의인이었고 당대에 완전한 사람이었다(창 6:9). 죄를 범한 인류가 홍수 심판을 받아 모두 멸망할 때에도, 그분께 은혜를 입은 노아는 믿음으로 방주를 만들어 살아남았던 위대한 인물이다.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이었고, ‘요셉’은 주님을 예표할 정도로 완벽한 인격과 놀라운 업적을 남겼다. 하나님의 친구로 불리었던 ‘모세’는 이백만 명이 넘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당시 세계 최강대국인 애굽에서 탈출한 민족의 지도자였다. 또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였던 ‘다윗’은 이스라엘 왕국의 위대한 왕이었고, 지금도 다윗의 별을 이스라엘의 상징으로 삼을 정도로 영웅이다. 성경에서 소개하고 있는 위대한 인물에는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다니엘 같은 선지자들도 빼놓지 않고 있다. 신약 시대에 와서는 사도 베드로와 바울 같은 인물도 등장한다. 이들 모두는 하나같이 우리 모두 닮고 싶은 ‘롤 모델’로 손색없는 사람들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평가는 그들보다 침례 요한이 ‘더 크다’라는 것이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여자가 낳은 자 중에서 가장 큰 인물, 그가 바로 침례 요한이었다.




  그런 요한이 요단강에 모인 수많은 사람 앞에서 큰 목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그의 말을 듣는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지 누가가 그들을 ‘무리’로 표현할 정도였다. 그들 모두는 요한에게 침례를 받기 위하여 나아왔는데, 요한은 그들에게 두 가지 주제로 목소리를 높였다. 첫 번째 주제는 ‘다가올 진노를 피하려면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는 것이었고, 두 번째 주제는 ‘그리스도가 누구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2.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


  침례 요한은 왜 그들에게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요구하였던 것일까?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그들에게 진노가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의 진노는 죄를 범한 사람들, 즉 죄인들의 머리 위에 내린다. 침례 요한은 자신에게 나아온 수많은 사람이 죄인들로 보였다. 그래서 그는 그들의 정체성을 ‘독사의 자식들’로 정의하였다. 여기에서 ‘독사’는 ‘사탄’을 상징한다.




  성경은 사탄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네가 네 마음에 이르기를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뭇 별 위에 내 자리를 높이리라 내가 북극 집회의 산 위에 앉으리라 가장 높은 구름에 올라가 지극히 높은 이와 같아지리라 하는도다 그러나 이제 네가 스올 곧 구덩이 맨 밑에 떨어짐을 당하리로다 너를 보는 이가 주목하여 너를 자세히 살펴보며 말하기를 이 사람이 땅을 진동시키며 열국을 놀라게 하며 세계를 황무하게 하며 성읍을 파괴하며 그에게 사로잡힌 자들을 집으로 놓아 보내지 아니하던 자가 아니냐 하리로다”(사 14:13-17). 여기에서 하나님과 같아지리라고 하였던 ‘그(사탄)에게 사로잡힌 자들’, 그래서 ‘그가 집으로 놓아 보내지 아니한 자들’은 누구를 가리킬까? 바로 요한 앞에 서 있는 ‘무리’이다. 사탄이 그 모든 무리를 사로잡아 자신과 똑같은 존재로 만들었고, 집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자기처럼 죄를 지으며 살도록 조종하고 있다. 그래서 침례요한이 볼 때 그들 모두는 ‘독사의 자식들’이었다. 요한은 바로 그들에게 다가올 진노를 피하려면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목소리 높여 촉구하였다.




  자신들을 아브라함의 자녀가 아닌 독사의 자식으로 정의하고 있는 요한에게, 그래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촉구하고 있는 요한에게, 무리는 이렇게 물었다. “그러면 우리가 무엇을 하리이까”(눅 3:10). 이에 요한은 “옷 두 벌 있는 자는 옷 없는 자에게 나눠 줄 것이요 먹을 것이 있는 자도 그렇게 할 것이니라”라고 대답하였다(11절). 한마디로 ‘가난한 이웃을 돌아보라’라는 촉구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로마의 앞잡이가 되어 과도한 세금을 징수하던 세리들이 물었다. “선생이여, 우리는 무엇을 하리이까”(12절). 요한은 그들에게 “부과된 것 외에는 거두지 말라”고 대답하였다(13절). 또 “우리는 무엇을 하리이까”라고 묻는 군인들에게는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사람에게서 강탈하지 말며 거짓으로 고발하지 말고 받는 급료를 족한 줄로 알라”(14절). 요한이 세리들과 군인들에게 촉구하였던 내용은 한마디로 ‘이웃을 착취하지 말라’는 것이다. 요한이 이렇게 말하고 있는 배경 속에는, 실제 삶 속에서 이웃을 돌보지 않고 이웃을 착취한 그들의 모습이 전제되어 있다. 그래서 요한은 그들에게 그렇게 하지 말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의미로, 회개를 촉구함과 동시에 그들의 삶에서 구체적으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웃을 사랑하지 못하였을까? 근본 이유는 바로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최후의 만찬을 나누실 때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나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내 말을 지키지 아니하나니...”(요 14:23-24). 이 말씀대로,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분의 말씀(계명)을 지키게 되어 있다. 반대로 주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그분의 말씀을 지키지 않는다. 주님의 말씀은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계명에 모두 들어 있다(마 222:36-40). 따라서 이웃을 사랑하지 않았던 그들의 모습에는, 그 전제로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았던, 즉 그분의 말씀(계명)을 지키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죄를 저지르며 살아온 모습이 들어 있었다. 이런 점에서 요한이 그들에게 촉구한 회개는 바로 하나님 앞에서 하는 회개이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도 먼저 하나님 앞에서 맺으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요한 앞에 나아왔던 무리를 보면서 우리는 그들과 다른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모습이 바로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성경은 그들과 우리의 모습이 똑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롬 3:23). 모든 사람 안에는 그들이 들어 있고 우리도 들어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과 똑같이 범한 죄를 회개해야만 한다. 죄를 회개하고 그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다가올 하나님의 진노를 피할 길이 없다. “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으니 좋은 열매 맺지 않은 나무는 찍혀 불에 던져지리라”(눅 3:9).



  3.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침례 요한과 무리가 나눈 두 번째 주제는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하는 것이었다. 요한의 외모는 범상치 않았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음식은 메뚜기와 석청이었더라”(마 3:4). 그런가 하면 그의 입을 통해 선포되는 말씀은 앞선 선지자들의 그것보다 그들을 더욱 압도하였다. 그 누가 보아도 요한은 그리스도처럼 보였다. 그래서 그들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혹시 이 사람이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던 그리스도가 아닐까?”




  요한은 그들의 생각에 명확하게 선을 그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요한이 모든 사람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나는 물로 너희에게 침례를 베풀거니와 나보다 능력이 많으신 이가 오시나니 나는 그의 신발 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침례를 베푸실 것이요 손에 키를 들고 자기의 타작마당을 정하게 하사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시리라”(눅 3:16-17). 요한이 말한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 그리스도이다. 그렇다면 그분은 어떤 분인가? 첫째, 능력이 많으신, 전능하신 분이다. 둘째, 심판을 주관하시는 분이다. 그래서 회개하고 그분을 주님으로 믿은 사람은 구원과 함께 성령을 선물로 받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영원히 꺼지지 않은 불에 들어가는 심판을 받는다. 셋째, 그의 신발 끈을 풀기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존귀하신 분이다. 고대 중근동에서는 주인이 외출하고 실내로 들어오면 가장 낮은 노예가 주인의 신발 끈을 풀거나 그것을 들고 들어가 깨끗하게 관리하였다. 예수님으로부터 여자가 낳은 자 중에서 가장 큰 자로 평가받은 침례 요한 같은 사람이 그분의 신발 끈 풀기조차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면, 도대체 그분은 얼마나 존귀하신 분이실까? 그래서 바로 그분, 즉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그리스도가 되시는 것이다.




  요한이 오실 것이라고 말한 그분이 오셨다. 그렇다면 그분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여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에, 즉 구원이 아닌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하여 이 땅에 오셨다. 그 사실에 대하여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길이 참으시는 중에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심으로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려 하심이니”(롬 3:24-25). 바울은 예수님이 우리 죄를 대신 갚아 주시기 위하여 화목제물이 되셨고, 그로 인하여 값없이 의롭게 되는 하나님의 은혜가 주어졌다고 말씀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값없이 의롭게 되는 그분의 은혜를 받을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이 로마서 3장 26절에 제시되어 있다. “곧 이때에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사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라”. 이 말씀대로 그분을 주님으로 믿으면 죄인에서 의인으로 신분이 바뀌게 된다. 이토록 놀라운 은혜가 바로 오늘 이미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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