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준택 Dec 12. 2020

세 가지 시험

산책의 시간 / 인격 016


  예수님은 요한에게 침례를 받으신 후, 광야에서 40일 동안 주리셨다. 마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주님께 다가와서 세 가지를 시험하였다.




  첫 번째 시험은, 돌들을 떡으로 만들라는 것이었는데, 여기에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문제가 담겨 있었다. 두 번째는, 자기에게 절을 하면 천하만국의 모든 권위와 영광을 주겠다고 유혹하였다. 그 유혹 속에는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들어 있었다.


  마지막 시험은, 십오 미터 되는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는 것이었다. 만약 그렇게 하면 하나님이 사자들을 보내 너를 지키실 것이라고 속삭였다. 마귀의 속삭임에는 표면적으로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담겨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이면에는 하나님을 이용하여 자신의 과시욕을 드러내도록 하려는 충동질이 숨어 있었다. 만약 주님이 그렇게 하셨다면 스스로 하나님이 되고자 하는 ‘주객전도의 죄’를 짓게 된다. 따라서 주님은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는 말씀으로 마귀의 시험을 물리치셨다(눅 4:12).




  마귀의 시험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점층적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떡’은 먹고 사는 문제를, ‘세상 모든 권위와 영광’은 우상과 권력의 문제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하나님을 이용하여 자신이 그 자리에 오르고자 하는 욕망을 상징하고 있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은 마귀가 예수님께 시험하였던 것들을 얻기 위하여 목을 매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가지려 하고, 조금이라도 더 많이 누리려 한다. 또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한껏 과시하면서 하나님과 같은 존재가 되려고 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이 아닌 마귀의 시험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마귀가 이것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에게 풍요로운 삶, 차고 넘치는 축복을 선물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다. 정반대이다.


  사도 요한은 마귀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우리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 곧 우리 하나님 앞에서 밤낮 참소하던 자가 쫓겨났고”(계 12:10). 여기에서 ‘참소하다’라는 말은, ‘남을 헐뜯어서 죄가 있는 것처럼 꾸며 윗사람에게 고하여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남을 헐뜯고 죄를 짓게 함으로써 심판받도록 하는 자가 바로 마귀이다. 그는 이것을 위해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짓을 밥 먹듯 하는 존재이다.


  또 베드로는 마귀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 5:8). 마귀는 살가운 친구가 결코 아니다.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굶주린 사자같이 눈에 불을 켜고 삼킬 자를 찾아다닌다. 이런 마귀가 우리에게 풍요로운 삶, 축복 가득한 삶을 제공할 리 만무하다. 그의 목적은 우리 인간을 철저히 파괴하는 데 있다. 위 세 가지 시험을 통해서.




  마귀의 시험을 보면서 이제 우리의 선택은 분명해졌다. 마귀가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그분의 말씀으로 살고, 그분만 섬기면서, 그분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우리 인생의 본분이다. 그렇게 할 때 마귀가 시험하였던 세 가지 문제는 더이상 우리에게 올무가 아니라 우리 인생을 풍성하게 하는 도구로 바뀔 수 있다. 주님은 그 변화가 바로 우리 가운데 일어나기를 바라신다.




작가의 이전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