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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택 Oct 14. 2020

그리스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산책의 시간 / 예수 그리스도 001


  마태복음 22장에는 예수님이 바리새인들에게 질문하시는 장면이 소개되고 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기 불과 며칠 전에 성전에서 바리새인들에게 이렇게 질문하셨다. "너희는 그리스도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러자 바리새인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을 왜 물어보느냐는 식으로, 아주 쉽고 간단하게 대답하였다. "다윗의 자손입니다." 그들의 대답은 정답이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바로 그렇게 말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사무엘하(7:13-14), 이사야서(11:1,10), 예레미야서(23:5) 등에서 그리스도가 다윗의 자손에서 나온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의 대답은 정답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대답은 오답이었다. 왜 그랬을까? 이어지는 예수님의 대답이 그것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대답 속에는 어떤 문제가 들어 있었을까? '다윗의 자손'이라는 그들의 대답 속에는 구약에서 말하고 있는 의미가 충분히 담겨 있지 않았다.


  정작 다윗은 그리스도를 인간과 같은 피조물이 아니라 주님, 즉 하나님의 아들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다윗)가 말하기를, 주님께서 내 주님께 말씀하셨다. 내가 네 원수를 네 발 아래에 둘 때까지 내 우편에 앉아 있으라 하셨도다 하였다"(44절). 앞에 제시된 '주님'은 여호와 하나님, 뒤에 제시된 '주님'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을 가리킨다. 다윗에게 있어 주님은 하나님이셨고, 그분의 아들 예수님도 주님이셨다. 예수님은 바로 이 말씀에 근거하여 "다윗은 그(그리스도)를 주님이라 불렀다, 다윗이 그리스도를 주님이라고 불렀는데 그리스도가 어떻게 다윗의 자손이 되겠느냐"고 그들에게 반문하셨던 것이다(43,45절).




  예수님이 이렇게 반문하셨다고 해서 그분이 다윗의 자손에서 그리스도가 나온다는 성경의 예언을 부정하셨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예수님은 그러한 사실을 부정하신 적이 한 번도 없으셨다. 예수님이 그렇게 반문하신 이유는, 바리새인들이 그리스도에 대하여 잘못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그러한 오류를 바로 잡아 주시기 위하여 그렇게 하셨던 것이다.




  그들이 기대하고 있던 그리스도는 예수님과 같은 분이 아니었다. 그래서 촌구석 나사렛 출신의 뜨내기인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인정할 수 없었다. 그들은 그리스도(메시아)를 삼위일체 하나님, 즉 하나님의 아들로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다만 다윗과 같은 위대한 피조물을 하나님이 그리스도로 보내 주실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 그리스도가 이스라엘을 로마 식민지에서 해방시켜서, 다윗 당대와 같이 위대한 왕국으로 회복시켜 주기를 바랐다. 따라서 그런 기준에서 볼 때, 비록 놀라운 말씀을 하시고 엄청난 이적들을 보여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초라한 행색, 국가와 종족을 넘어서는 사랑, 그리고 자신들의 위선(죄)을 향한 신랄한 비판 등의 이유로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인정하지 않고 적대시하였던 것이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우리 마음대로 그리스도를 재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분이 이 땅에 오셔서 하신 말씀과 행적을 액면 그대로 바라보고, 그것에 근거하여 예수님을 주님이신 그리스도로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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