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의 시간 / 믿음 001
'에스라서'는 학자이자 제사장인 에스라가 쓴 책이다.
이 책은 바사(페르시아)의 초대 왕 '고레스'가 내린 칙령으로 귀환한 유대인들이, 성전을 건축하고 종교개혁을 단행한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총 세 차례에 걸쳐 포로들이 귀환하는데, 1차는 기원전 537년 스룹바벨의 인솔 아래 5만 명 정도가 돌아온다. 그들은 인접 민족들 특히, 사마리아인들의 온갖 방해를 극복하고 마침내 기원전 515년 제2의 성전(스룹바벨 성전)을 완성한다.
포로 귀환은 고레스 왕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졌지만, 그 지시의 원천은 하나님께 있었다. 하나님은 왕의 마음을 감동시켜 온 나라에 칙령을 공포하도록 하셨다. 하나님이 그렇게 하신 이유는, 이전에 예레미야를 통하여 하신 약속을 이루시기 위해서였다.
성경은 그 내용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바사 왕 고레스 원년에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의 입을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게 하시려고 바사 왕 고레스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매 그가 온 나라에 공포도 하고 조서도 내려 이르되"(스 1:1). 유다의 마지막 왕인 시드기야 왕 때,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하여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유대인들에게 이렇게 약속하셨다.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바벨론에서 칠십 년이 차면 내가 너희를 돌보고 나의 선한 말을 너희에게 성취하여 너희를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렘 29:10). 하나님은 그 약속을 잊지 않으시고 또 약속한 것을 성취하시기 위하여, 고레스 왕으로 하여금 칙령을 내려 유대인들을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게 하셨던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하여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이 무엇일까? 첫 번째 사실은, 하나님이 자신의 섭리 속에서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섭리'란 '하나님이 지혜와 사랑으로 우주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을 돌보시고 인도하시는 통치'를 말한다.
두 번째 사실은, 하나님은 약속하시고 그 약속을 지키시는 분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약속에는 거짓말이나 후회가 들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신 약속의 말씀에 대해서는 잊지 않고 반드시 실행하는 분이시다. 그래서 유프라테스 강가의 술사인 '발람'도 하나님에 대해 이렇게 선언하였던 것이다.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하지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랴"(민 23:19).
이러한 사실이 우리에게 주는 인생의 지침은 무엇일까?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어야 하고, 그 약속에 아멘 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 "하나님의 약속은 얼마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예가 되니 그런즉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아멘 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느니라"(고후 1:20). 우리가 이렇게 할 때, 70년 동안의 포로 생활에서 돌아온 유대인들처럼, 우리의 삶 가운데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역사와 섭리를 경험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은 바로 이런 경험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소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