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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택 Oct 22. 2020

복 있는 사람

산책의 시간 / 행복 003


  시편 144편은 복이 있는 사람에 대해 말씀하고 있다. 시편 기자는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는 백성이 복이 있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15절).


  그렇다면 왜 하나님을 자신의 하나님으로 삼는 것이 복이 될까? 그 이유는, 바로 그런 사람을 주님이 알아주시고 그를 생각하시기 때문이다. “여호와여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알아주시며 인생이 무엇이기에 그를 생각하시나이까”(3절). 여기에서 ‘알아주고 생각한다’라는 말은 ‘귀중히 여기고 돌봐준다’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여호와를 자신의 하나님으로 삼은 사람이 위대하고 훌륭해서 그렇게 여기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시편을 노래하고 있는 사람은 다윗이다. 그는 자신을 포함하여 사람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사람은 헛것 같고 그의 날은 지나가는 그림자 같으니이다”(4절). ‘헛것’은 ‘(숨을 쉴 때 입에서 나오는) 입김’이나 ‘(한 번 들이쉬는) 숨’을 말하는 것으로, 아주 미미하고 하찮은 존재를 의미한다. ‘지나가는 그림자’는 ‘빨리 달려가는 그림자’를 말하는데, 이는 그림자와 같은 인생이 화살같이 날아가는 극단의 유한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다윗의 표현에 의하면 바람에 날리는 먼지 하나와 같은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이다. 이렇게 하찮은 사람을 하나님은 귀하게 보시고 돌봐주신다. 다윗의 이러한 인식은 인간에 대한 예수님의 평가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예수님은 인간의 목숨의 가치를 이렇게 평가하셨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자기 목숨과 바꾸겠느냐”(마 16:26;막 8:36-37;눅 9:25).


  또 예수님은 하나님이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도 솔로몬의 모든 영광보다 낫게 하신다고 하시면서, 바로 그분이 우리 인간을 그보다 훨씬 더 귀하게 보시고 돌보신다는 사실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느니라 그러나...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마 6:26-30).




  모든 사람을 이렇게 귀하게 보시고 돌보시는 하나님이신데, 하물며 그분을 자신의 하나님으로 삼고 의지하는 사람, 즉 겸손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시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스스로 주인이 되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교만한 사람은, 하나님이 주시는 이런 복을 누릴 수 없다. 그래서 베드로는 이렇게 적고 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 자들에게는 은혜를 주시느니라”(벧전 5:5). 이 말씀 앞에서 우리의 선택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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