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曺選
한때 공무원, 공공기관 종사자, 교사는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정년이 보장된 직장, 안정적인 소득, 퇴직 후 연금까지 이어지는 삶은 누가 보더라도 ‘괜찮은 인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민간에 비해 낮은 연봉, 불확실한 연금, 경직된 조직 문화, 제한된 권한과 높은 책임 등 누적된 불만으로 인해 공공부문에 대한 선호도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악성 민원’은 공공영역에서 일하는 이들의 자존감을 갉아먹는 심각한 문제다.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들'이라는 인식 아래,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합리적 이유 없이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민주주의라는 미명으로 가해지는 감정적 폭력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 현장에도 번지고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들까지 악성 민원의 그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초·중·고 교사를 중심으로 민원 대응 체계가 마련되는 중이지만 유아 교육 종사자들은 여전히 그 사각지대에 처해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사들에게 상식에 벗어난 요구를 한다. “아이가 대소변을 볼 때마다 문자로 알려달라”, “아픈 아이의 상태를 5분마다 보고하라”, “다툰 아이의 얼굴을 잘라 사진으로 보내달라”는 식이다. 이 같은 요구는 마치 당연한 권리인 양 제시된다.
하지만 내 자식만큼, 남의 자식도 중요한 법이다. 아이들은 때로 다투며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갈등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배움의 기회로 삼느냐에 있다. 갈등은 오히려 공동체 안에서 화해와 배려를 배우는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보육교사도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다. 일부 부모의 편협한 시각은 결국 그들의 자식을 편협하고 퍽퍽한 사회에 내던지게 될 뿐이다. 부모는 자식을 키우는 동시에, 다음 세대가 살아갈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어른'이고, 큰 책임감과 부담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책임을 아는 사람이라면 ‘나’보다 ‘우리’를 중심에 두는 감각, 내 아이와 함께 남의 아이도 아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런 가치가 자리 잡은 사회에서야말로 진정한 유대와 공동체 의식이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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