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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엔디 Sep 14. 2024

말속에 마음이 있고, 마음속에 정이 있습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날

  길을 걷다가 중화요릿집 벽면에 한자(漢字)가 눈에 들어옵니다.

'畵中有話 , 話中有心, 心中有情',

  '그림 속에 말이 있고, 말속에 마음이 있고, 마음속에 정이 있다' 오! 어떤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서 보관하고 있다가 인터넷으로 해당되는 자료가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菜中有畵채중유화, 畵中有話화중유화, 話中有心화중유심, 心中有情심중유정'

  전체 문장은 '요리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말이 있으며, 말속에 마음이 있고, 마음속에 정이 있다'란 뜻으로 중국의 요리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하네요. 벽면 여기저기에 적혀있는 글이 또 있는데 중국요리의 특징을 나타내는 말이었습니다.

選料嚴格선료엄격, 刀工精細도공정세, 調味講究조미강구, 注重火候주중화후

  차례대로 해석하면, 재료의 선택은 엄격하게 하고, 썰기는 정교하고 세밀하게, 맛 내는 것을 연구하고, 요리할 때 불의 강약을 잘 조절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건물 벽에 저렇게 중국음식의 자존심을 드러내는 글을 박제까지 해놓았으니 먹어보지 않아도 그 맛을 짐작케 합니다. 간판에 자기 이름을 걸고 장사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유명한 셰프에서부터 시장통 작은 골목에도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심지어 어떤 분은 본인의 사진까지 간판에 그려 넣거나 아예 상호 로고에 캐릭터로 만들어 놓습니다. 목적은 다 한 가지입니다. '믿어보세요. 요리만큼은 여기가 정통입니다. 내 이름을 걸고 장사하잖아요!'


  여러 식당을 다녀봐도 장사 잘되는 집은 '정성'이 있습니다. 장사이기에 매출과 이익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어느 CF광고 '뭔가 달라도 다르겠쥬'라는 말처럼 매출이 높은 곳은 다른 곳과 분명히 차별화된 특징이 있습니다. 예전에 어떤 매장에 들어가서 "죄송하지만 혹시 여기 이런 거 있나요?"라고 물었더니 종업원이 하는 대답이 가관입니다. "없어요. 여기 없는 거 많아요!" ㅎㅎ 얼마 전에는 정말 맛도 좋고 이미지가 좋았던 부대찌개집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종업원이 얼마나 불친절하던지 좋았던 그 첫인상이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ㅠㅠ


  다음 주는 중추절(仲秋節)입니다. 많은 '정성'들이 오고 갑니다. 일 년 중 가장 풍요로운 절기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 손잡고 시장 가서 때때옷 사주고, 신발사주던 풍속도 없어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미 풍요를 겪고 살아가는 세대가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책상다리 빼놓고 다 먹는다'는 중국의 다양한 음식만큼이나 수많은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날입니다. 음식에 빗대어 말한 것과 다른 뜻일지는 모르겠으나 '말속에 마음이 있고(話中有心), 마음속에 정이 있다(心中有情)'는 문장이 되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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