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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엔디 Apr 24. 2024

이야기 찾아내기

알코브(Alcove)로 나만의 공간 만들기

  우선 카카오맵을 연다. 고건축이나 역사문화 건축물이 있는지 검색한다. '아! 여기랑 가깝다. 시간 나면 가봐야지...' 새로운 공사현장이 배정되면 가장 먼저 지도를 검색하는 일이 습관처럼 되어 있습니다. 다행히 전통 한옥 건축물이라도 근처에 있으면 점심시간이나 한가한 오후에 잠시 들러 도심 속의 고요를 만끽합니다. 대청마루나 툇마루에 걸터앉아 황톳빛 마당을 바라보며 떨어지는 정오 햇살을 맞이합니다.


  제 아내도 만약 전원주택을 짓는다면 툇마루 하나 만들어 달라는 것이 첫 번째 요구사항입니다. 심지어 현재 아파트 거실에도 거실소파 대신 마루를 만들어 달라고 몇 년째 성화입니다.


  수년 전에 유치원을 건축하면서 계획도면에 없었던 공간을 만들어 제공한 적이 있습니다. 반지하 필로티 주차장 있었는데, 사실상 외부공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외부 필로티라기보다는 한쪽면이 노출된 지하층으로 건축면적에 이미 포함된 공간이었습니다. 옆 공간은 놀이터로 아이들의 놀이공간이 접해진 곳이니 차량으로 인한 아이들의 안전도 생각해야 하고, 개방성도 확보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기둥과 기둥사이의 공간에 툇마루를 설치해서 대기공간 및 휴식공간으로 활용
  공간을 만드는 것은 꿈을 꾸는 것입니다.

  기울어진 달을 보며 조각배를 생각하고 은하수를 건너가는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볕 들어오는 작은 툇마루에 앉아 마당 바닥에 그림 그리는 아이들의 손짓을 상상합니다. 누가 이기려나 옥신각신 내기하는 아이들의 즐거움을 바라봅니다. '여기에 그런 자리가 가능할 것 같은데?' 기둥과 기둥사이에 비어있는 공간에 작은 툇마루를 만들어 봅니다. 맞은편 놀이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아이들의 유치원 퇴원 시간까지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따스한 햇빛이 내 무릎 위로 쏟아집니다.    

자연채광을 끌어들인 반지하 주차장

  지하 필로티 주차장(지하 주차장)은 안전을 위해 놀이공간과 펀칭메탈로 막습니다. 햇볕과 바람은 받아들이고 시야는 차단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자연스럽게 내외부 공간이 물리적으로 구분이 됩니다.

자리가 쉼을 만듭니다.

  인간의 행동패턴은 지각되고 인지되면서 어느 정도 공통의 정서적 활동을 경험하게 됩니다. 예측되는 패턴(행태)은 공간의 형태를 만들게 되고,  계획된 공간은 심리적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숨은 공간은 찾아내서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는 당신을 움직이게 합니다.

공간은 나를 움직이게 하고, 나를 멈춰 서게도 합니다.


지금 주위를 살펴보세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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