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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당무 Aug 08. 2022

욕심이 가져다준 월급 노예

어쩌다 회사

행복이란 뭘까? 물건을 소유해서 내 것이 되면 행복해지는 건가? 욕심부려서 잘 된 일은 하나도 없다. 잘 됐더라면 그건 욕심이 아니었을 것이다.


욕심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귀신에 홀리는 것이다. 내가 그곳을 지나가지 않았더라면, 내가 그 전화를 무시했더라면, 내가 그 상황을 잘 판단했더라면. 매 순간 퍼즐 맞추듯 끼어 맞추다 보면 결국은 좋은 일로 내게 오려던 게 아니었다.


처음엔 내가 그곳을 지나갔었기에 행운이라 생각했고 하필 그 타이밍에 전화를 받아서 운이라 여겼다. 어떠한 상황이 내게로 와서 운명처럼 다가왔을 때 나는 그 모든 것들을 운이라고 믿었다. 운이 좋아서 다 내게 온 것이라면 난 지금 이 회사에 다시 오지 말았어야 했다.


생각해보니 회사를 다시 다닐 수 있게 해 준 것도 운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운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다시 족쇄를 찬 것이다.


내가 선택한 모든 것들이 다 운이 좋아서 잘 된 거라고 생각했다. 47대 1의 경쟁을 뚫고 당첨된 작은 아파트. 마치 나를 위해 남겨 놓았다는 듯이 운명처럼 다가 온 전망 좋은 타운하우스. 그렇게 호시탐탐 눈여겨보던 작은 토지가 내 손에 들어오게 된 그 모든 순간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함께 하고 있었다. 그렇게 간절히 원하던 것이 내 손에 들어온 것인데 생각해보면 간절히 원해야 할 것은 그런 물질적인 것들이 아니었어야 했다. 난 그것도 모르고 꿈은 이루어진다는 헛된 망상 속에 살고 있었다. 어찌 보면 다 내가 원했던 것들이고  하늘은 내 소원을 들어준 거다. 하지만 소원은 거기까지만 빌었을 뿐이다. 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었어야 했다.


결국 욕심이 선택했던 나의 결정들은 고스란히 나의 몫으로 남아 있고 그것들로 인해 내 시간과 자유를 빼앗기고 있는 신세가 되었다. 운이라고 믿었던 착각이 이제야 현실이 되어 나를 다시 월급 노예로 되돌려 놓고 말았다. 행운과 불행은 항상 동시에 온다. 행운을 맞이할 준비가 돼있는 자만이 운으로 이어지고 행운이 다가와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불행으로 갈 수밖에 없다.


결론은 욕심도 내 수준에 맞게 가져야 된다는 것이다. 욕심을 가지고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것과는 다르다. 분수에 맞지 않는 욕심을 부리면 영영 그렇게 살다가 갈 수밖에 없다. 지나치게 욕심을 낸다면 귀신은 행복 뒤에 보이지 않는 불행의 그림자를 바짝 붙일 것이다.


그동안 많이 내려놓았음에도 그게 아니었음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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