랫동안 마음에 새기고 싶은 문장은 하나씩 있을 것이다.
내가 요즘 자주 새기는 문장은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이다.
기쁨과 슬픔은 한 뿌리라는 말처럼 기쁨 속에서도 슬픔이 생겨나고 슬픔 속에서도 기쁨이 생겨난다는 것을
경험하다 보니 더욱 와닿는 말이 되었다.
우리의 인생은 정체되지 않고 흘러가니 희로애락이 한 곳에 멈춰 있지 않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그래도 살만한 인생이 되지 않을까.
오늘의 1독 다산 정약용의 주옥같은 문장을 엮은 책, <다산의 문장들>과 함께한다.
저자 - 조윤제
고전 연구가.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마케팅실, 삼성영상사업단 ㈜스타맥스에서 근무했다. 이후 출판계에 입문해 오랫동안 책을 만들었으며 지금은 책을 쓰고 있다.
《다산의 문장들》은 오랫동안 다산의 삶을 탐독하고 공부하며 다산이 전하는 지혜의 정수만을 뽑은 책이다. 저자는 인생의 고비 때마다 흔들렸던 마음을 다산의 문장으로 다잡았다. 복숭아뼈에 세 번이나 구멍이 날 정도로 오직 집필에 매진했던 모습을 보며 맡겨진 소명을 이루는 길을, 학문 앞에서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 자세에서 진정한 자존감이 무엇인지를 깨칠 수 있었다. 마흔의 나이에 시작된 18년간의 유배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오직 붓과 먹으로 500여 권에 달하는 저서를 집필했던 다산의 삶을 통해 우리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인생의 철학과 통찰을 배울 수 있다.
지은 책으로 《사람의 향기》, 《신독,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사람 공부》, 《하루 한 장 고전 수업》, 《다산의 마지막 질문》, 《다산의 마지막 습관》, 《다산의 마지막 공부》, 《말공부》 등이 있다.
다산이 젊은 시절, 아버지의 부임지인 예천에 갔을 때의 일이다.
귀신이 나온다고 버려진 곳이었던 정자도 책을 읽고 시를 쓰는 공간이 되었다.
다산은 그곳에 머물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 정자에 살게 되면서 글을 짓고 책을 보는 데에만 뜻을 두었더니, 사람들이 말하는 ‘귀신이 대들보에서 읊조리고 계단을 걸어 다니는’ 일은 전혀 흔적도 없었다. 늘 밝은 달이 물에 비쳐 그윽한 달빛이 문안으로 들어오고 나무 그림자가 너울너울 움직이며 꽃향기가 코를 찔렀다.”
<다산의 문장들> 중에서
<인사이트>
외부의 상황과 여건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
다산의 굳건한 마음을 배우고 싶어서
더욱 그의 글들을 찾아보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다는 말처럼,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머무는 자리가 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마음이 소란스러울 때는
귀신의 존재가 더 현실처럼 느껴지고,
마음이 평온할 때는
두려움의 존재가 허구처럼 느껴진다.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귀를 닫고, 눈을 가리고, 입을 무겁게 하여
소란한 마음부터 잠재워 보기로 하자.
《예기》 는 말한다.
“군자의 사귐은 맑은 물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단술과 같다
君子之接如水 小人之接如醴
(군자지접여수 소인지접여례).”
물은 맑고 담백하여 오래가지만,
단술은 처음엔 달콤해도 금세 변질된다.
진정한 벗의 관계는 화려한 말이 아니라,
담백한 진심과 서로를 향한
바른 충고 속에 자리한다.
...
국화가 여러 꽃 중에서
특히 뛰어난 것이 네 가지 있다.
늦게 피는 것이 하나이고,
오래도록 견디는 것이 하나이고,
향기로운 것이 하나이고,
고우면서도 화려하지 않고 깨끗하면서도
싸늘하지 않은 것이 하나이다.
<다산의 문장들> 중에서
<인사이트>
요즘 '국화'를 자주 볼 수 있는 때는
장례식장이나 조문의 상황이기에
국화를 떠올리면 밝은 기운보다
침울하고 쓸쓸한 느낌이 앞선다.
그래서인지 국화꽃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려는 생각도 없이 '국화'를 재단했다.
꽃의 향기를 맡는 것이
오히려 무례하다 생각할 정도로 '국화'에 대해
무지했던 것을 인정한다.
나는 사람을 대할 때
어떤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재단했던가.
그들의 고유성과 매력이 아닌
나의 시선의 한계에 갇혀
분별심을 가졌던 적은 없었는가.
있는 그대로를 바라볼 수 있는 눈,
왜곡하여 듣지 않는 귀,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당부하고 또 다짐한다.
재물을 자기에게 쓰는 것은 남을 위하는 것이고,
남에게 베푸는 것이 자기를 위하는 것이다.
재물을 남에게 주면 나의 덕이 되니,
덕은 썩지 않는 것이다.
재물로 밭을 사면 백 년을 보존하지 못하지만,
재물로 덕을 사면 만고에 오래 남게 된다.
_《거가사본》
<다산의 문장들> 중에서
<인사이트>
태어날 때 빈손이었듯이 자연으로 돌아갈 때도
빈손으로 간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소유한 것이 영원할 것처럼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갈망하고,
품 안에서 놓지 않으려 하는 욕심을 가지고 산다.
가진 것이 얼마 없기에 소유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가진 것이 얼마 없기에 소유의 무상함을 알고 있다.
많이 가졌을 때보다 더 가벼운 마음으로 살 수 있어
더 많이 가지는 것이 두려운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물질적 소유에 대해 열망하지 않고 살았다.
하지만 요즘은 관점이 달라지고 있다.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내가 풍요로워야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풍요로울수록 더 오래 더 많이 도울 수 있다고
생각이 들면서 내가 더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확고해지고 있다.
나도 살고 너도 살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 그런 환경을 꿈꾸고 있기에
정약용의 글이 더욱 마음에 새겨진다.
정약용은 40세에 떠난 귀양살이로 18년 동안 칩거하며 500여 권의 책을 펴낸, 그야말로 정신 승리자가 아닐까 생각된다.
인간은 대부분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고 여기고 자신이 없으면 세상도 없을 것처럼 특별하다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입으로는 특별함을 말하지만 실상은 나약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며 나는 왜 특별해지지 않을까를 되묻는다.
특별함은 보통의 일상 속에서도 자신의 소명을 다하며 묵묵히 나아가고, 꾸준한 노력 끝에 이루어내는 결실이 아닐까.
다산 정약용도 자신이 500여 권의 책을 집필할 것이라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 것이며, 그저 묵묵히 소명을 다하며 살았을 뿐이다. 그러므로 특별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오늘 하루의 삶에 충실하며 성의와 정심을 다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다산의 문장들>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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