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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특별증보판)>_유시민 저

by Wealthy 웰씨킴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을 드디어 읽었다.

사실 읽기가 두려워서 미루어 왔었다. 작가로서의 유시민, 지식인으로서의 유시민의 글은 끌어당기는 힘이 너무나도 강해서 읽고 나면 그의 생각과 결을 같이 하게 될 때가 있다. 그래서 읽기 전에 더욱 조심스럽고, 읽은 후에도 저자의 생각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생각을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방대한 지식을 공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사람,

그의 필력을 배우고 싶고, 따라 하고 싶지만, 내게는 그를 뛰어넘을 만큼 탐독하고 탐구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그의 책을 읽을 때면 부족한 나를 발견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자극을 받는다.


이 책은 저자가 읽었던 15권의 도서를 통해 정치와 사상, 사회와 문화, 인간의 본질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덧대고 있다. 새로운 배움이 함께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오늘의 1독 <청춘의 독서(특별증보판)>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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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유시민

1959년 경주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랐다. 열심히 공부해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으나 막상 공부보다는 군사독재 정권과 싸우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썼다. 스물여섯, 학생회 간부로 일하다 시국 사건에 휘말려 구속당했을 때 옥중에서 작성한 ‘항소이유서’가 시대의 명문으로 널리 읽히며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후 주된 밥벌이는 글쓰기였다. 스물아홉에 출간한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100만 부 이상 팔렸다.

제적과 복학을 반복하다 30대에 들어서야 대학을 졸업했고, 이후 독일로 유학을 떠나 경제학 석사 학위를 땄다. 귀국한 후 칼럼니스트와 〈100분 토론〉 진행자로 활약하던 중 2002년 개혁국민정당을 창당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16~17대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지냈으나 2013년 결국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업 작가로 돌아왔다. 주요 저서로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나의 한국현대사』 『역사의 역사』 『국가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후불제 민주주의』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등이 있다.




유한계급에게는 가치가 가격을 규정하는 게 아니라 가격이 가치를 결정한다.

유한계급의 과시적 소비 목적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용을 얻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의 지출을 통해 부를 과시하는 것이다. 아름답고 품질은 좋지만 값이 싼 보석은 아무 쓸모가 없다. 그들에게는 값이 비싼 것이, 품질과 무관하게, 오로지 비싸다는 이유 때문에 그만큼 가치가 있다.

그래서 값이 비쌀수록 수요가 늘어난다.

이것이 소위 ‘명품의 경제학’이다.

<청춘의 독서(특별증보판)> 중에서


<인사이트>

베블런이 말한 '과시적 소비'는

명품 가방을 드는 것에서 시작해서

자녀의 학원비까지, 우리 삶 곳곳에 스며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에르**은

제품이 팔리지 않으면 상품을 폐기할지언정

가격을 절대 내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것을 소비할 수 있는 유한계급에게만

판매를 하겠다는 전략이 '명품 경제학'에 딱 들어맞는다.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강박이

실제 필요를 넘어선 소비를 부추기는 것이다.

특히 한국 사회의 '체면' 문화와 결합하면

이런 경쟁적 소비는 더욱 치열해진다.


아이 돌잔치부터 결혼식장까지,

'격'에 맞는 소비를 하지 못하면

마치 인격적 모독을 당한 것처럼 느끼는 우리.

결국 돈을 벌수록 더 많은 돈이 필요한 역설.


절대적 풍요 속에서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끝없는 경쟁의 굴레에 갇힌 현대인의 초상이

바로 베블런이 그린 '유한계급'의 모습이 아닐까.





『진보와 빈곤』에서 나는 영혼의 외침을 듣는다. 토지 사유는 범죄이며, 지대를 징수하는 행위는 도둑질이라고 소리쳐 고발하는 외침. 이것은 조지의 영혼이 내지르는 외침이다. 선입견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자기 자신의 영혼을 때린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외침이다. 불로소득을 규탄하는, 자기의 영혼으로 외치고 타인의 영혼을 울리는 외침!


다시 헨리 조지를 읽으면서, 그에 미치지 못하는 나는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래, 진리가 아름다운 것은 그걸 실현하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일지도 몰라. 행하기 쉬운 진리에는 매력이 없는 거야. 그러니까 ‘근본적 변화’가 사람의 마음을 끄는 것은, 그 자체가 멋지기도 하지만, 실패하고 좌절하면서 한 걸음이라도 더 가깝게 다가서려는 ‘진리의 벗’들, 그들의 몸부림이 아름다워서일지 몰라.

<청춘의 독서(특별증보판)> 중에서


<인사이트>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았고

현시대에는 생수업체가 지하수를 팔고 있다.

소유권이 없을 것 같은 산소에도

소유권이 생기는 세상에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공유 부분이 특정인 혹은 특정 기업의 사유가 될지 모른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경쟁시대에서

먼저 자리를 꿰차는 것이 임자인 것처럼

독점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다.

그것을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사유를 하지 못했다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발전하는 사회가 될 수 있었을까?


인간 사회의 진화는 멈추지 않을 것이기에

진보와 빈곤은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난제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풍요로운 삶 이면에

그것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상생의 길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

더 나은 진보를 위한 길이 아닐지.





천하라는 넓은 집인 인(仁)을 거처로 삼고,

천하의 바른 자리인 예(禮)에 서며,

천하의 대도(大道)인의(義)를 실천하여,

뜻을 얻었을 때는 백성과 함께 그 길을 가고,

그렇지 못하면 홀로 그 길을 간다.


부귀(富貴)도 나를 흔들 수 없고,

빈천(貧賤)도 나를 바꿀 수 없으며,

위세와 무력도 나를 꺾을 수 없어야,

비로소 대장부(大丈夫)라고 하는 것이다.

「등문공 하」

<청춘의 독서(특별증보판)> 중에서


<인사이트>

내면이 단단한 사람, 그 예가 바로 '맹자'일 것이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 삶의 방향성이 명확하여

외부의 변화에도 개의치 않고, 자신의 길을 갔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삶을 원할 테지만,

현실과 타협하고 변화에 스며들면서

각자가 살 수 있는 길을 찾아간다.


비록 그것이 대장부의 길이 아닐지라도,

타인을 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 역시 삶을 대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로버트 맬서스, 푸시킨, 맹자의 책과 사상들을

개별적으로 찾아보자면 하세월이 걸릴 것을

저자의 지식과 노력, 필력으로 정리해 준 덕분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감사한.





귀하게 되고자 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귀함을 지니고 있건만

생각하지 않아서 모를 뿐이다.

남이 귀하게 해 준 것은 진정 귀한 것이 아니다.

조맹(趙孟)이 귀하게 해 준 것은

조맹이 천하게 할 수 있다.

「고자 상」

<청춘의 독서(특별증보판)> 중에서


<인사이트>

타인의 인정과 존중을 바라지 않고,

스스로 귀함을 인정해야 진짜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진리이지만, 언제 들어도 새로운 말이다.


사람들과 교류하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자신의 노력이나 능력에 대한

타인의 인정이 없다면,

서로에게 잘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사람의 본성은 성선설이냐, 성악설이냐에 대해

많은 말들이 있지만,

나는 선한 면과 악한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본다.

언제든 선해질 수도 있지만,

언제든 악해질 수도 있기에 서로를 지켜보고

인정하고 질책함으로써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가장 좋은 것은 맹자의 말처럼

스스로 빛나는 것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맹자와 같이

스스로 빛을 내고 귀함을 알아차리기 어렵기에

상대에의 인정과 존중을 통해서

자신의 빛과 귀함을 찾아가는 것이리라.





지식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전환시대의 논리』를 쓴 리영희 선생은 말한다.

진실, 진리, 끝없는 성찰, 그리고 인식과 삶을 일치시키려는 신념과 지조. 진리를 위해 고난을 감수하는 용기. 지식인은 이런 것들과 더불어 산다.


선생의 글을 다시 읽으니 선생이 내게 묻는다.

너는 지식인이냐. 너는 무엇으로 사느냐.

너는 권력과 자본의 유혹 앞에서 얼마나 떳떳한 사람이었느냐.

부끄럽다. 당당하게 대답할 수가 없다.

‘사상의 은사’ 앞에 서는 것이 정녕 이토록 두려운 일인가.

<청춘의 독서(특별증보판)> 중에서


<인사이트>

보통의 사람들은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 아는 체를 한다.

그러나 누가 보아도 지식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부족하고 부끄럽다고 말하는 저자.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라고 말한

소크라테스처럼, 이미 자신의 앎, 지식과

지식인으로서의 실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면에서 보면

지식인이 되고 싶은 미숙한 성인으로서

저자의 '부끄럽다'라는 말에 나는 한 없이 작아진다.


나는 배워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진정 배워서 남에게 주고 싶은가.

개인의 만족과 부흥을 위해서가 아닌,

진짜 지식인으로서의 실천하는 삶을 살기를 바라며.


<청춘의 독서(특별증보판)>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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